UPDATED. 2024-04-26 02:48 (금)
동물보호 '크라우드 펀딩' 속속 등장… 새 패러다임되나
동물보호 '크라우드 펀딩' 속속 등장… 새 패러다임되나
  • (서울=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 승인 2019.09.25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착한 소비·미닝 아웃' 트렌드 확산, '장밋빛 환상' 금물
곰보금자리프로젝트 © 뉴스1

(서울=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 동물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TV 프로그램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으면서 동물보호 방법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MBC '같이 펀딩' 프로그램에서 아름다운 태극기 함이 화제가 됐다. 의미 있는 물건을 구매하고 그 수익금을 다시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는 크라우드 펀딩의 취지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 '동물 보호' 크라우드 펀딩 속속 등장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는 반려동물을 위한 카테고리를 따로 마련했다. 또 다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서도 동물보호를 위한 프로젝트 상품이 인기 순위에 빈번히 등장한다.

일례로 텀블벅을 통해 후원금을 모으고 있는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지난 20일 현재 목표 모금 금액의 363%인 109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쓸개즙 채취를 위해 농장에서 길러지는 반달가슴곰들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들은 최소한의 삶의 질도 보장받지 못한 채 철창 안에서 사는 반달가슴곰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프로젝트에 일정 금액을 후원한 사람들은 후원금액에 해당하는 리워드인 티셔츠, 배지 등을 선물 받는다. 한마디로 후원금의 명목으로 내가 원하는 동물보호 프로젝트의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다.

유기견 문제 해결을 목표로 시작한 대학교 동아리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회적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의류 브랜드 '파뮬러스'가 그 예다.

파뮬러스는 유기견 사설보호소의 재정자립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의류를 판매한 것에서 시작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이름을 알리며 현재는 오프라인 팝업 매장과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할 만큼 성장한 벤처 의류 브랜드가 됐다.

파뮬러스가 최근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에서는 1달 동안 목표 금액의 800%인 800만원의 수익을 달성했다. 이들은 판매 수익금으로 유기견 입양률을 높일 수 있는 유기견 보육원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크라우드 펀딩, 장밋빛 환상 '금물'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며 물품을 구매하는 ‘미닝아웃’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며 크라우드 펀딩 역시 동물보호를 위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매자는 소비를 통해 동물을 도왔다는 뿌듯함을 얻을 수 있고, 판매자는 동물보호를 위한 후원금을 효과적으로 모금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유기견 보호소나 동물보호 단체들이 섣불리 크라우드 펀딩에 뛰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후원 결과를 낙관하고 뛰어들었다가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오히려 적자 상황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파뮬러스를 이끄는 박찬우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동물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주의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는 "한 번의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물건을 먼저 많이 만들어 놓고 다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예상보다 적은 후원금에 적자 상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며 일례로 다급한 나머지 견사를 먼저 지어 놓고 펀딩을 진행한 보호소가 후원금이 모이지 않아 빚을 그대로 떠안게 된 사례를 설명했다.

박 대표는 "펀딩의 결과를 지나치게 낙관해 빚을 지거나 낭패를 겪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목격하게 된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크라우드 펀딩을 무작정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 갈무리 ©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