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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지옥'서 1300여마리 구조했지만…견사도 못 짓고 도움 손길 절실
'개지옥'서 1300여마리 구조했지만…견사도 못 짓고 도움 손길 절실
  • (포천=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10.02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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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2차 철거 진행…민원에 견사설치 늦어져
구조된 애린원 개들이 생활하고 있는 생존사 부지. © 뉴스1

(포천=뉴스1) 김연수 기자 = 일명 '개지옥'으로 불렸던 경기도 포천시 애린원에서 1300여마리의 개들을 구조했지만 여전히 사육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악성 민원에 견사 설치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봉사자들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애린원에 대한 2차 강제 철거가 진행됐다. 앞서 지난달 25일 불법 점거하고 있던 시설물들을 모두 철거할 예정이었지만 1300여 마리 이상의 개들을 모두 구조할 수 없어 연기됐었다.

1차로 구조된 1043마리의 개들은 애린원이 있는 곳 반대편의 '생명존중사랑실천협의회'(이하 생존사·현재 비글구조네트워크로 통합)가 임대한 부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동물단체 활동가와 봉사자 30여 명이 개들을 보살피고 있었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 대표는 "전국에서 많은 분이 후원 물품을 보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며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육각장으로 대부분의 개가 켄넬 안에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꺼내주기 위해서다. 육각장은 향후 새 견사를 지을 때 또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린원과 생존사 부지 사이 전국에서 보내준 후원 물품들이 놓여 있다. © 뉴스1

현재 이곳엔 평일엔 10~20여 명, 주말엔 더 많은 봉사자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1000여 마리가 넘는 개들을 보살피기엔 일손이 모자라다. 치료가 필요한 개들은 병원으로 보내고, 비어있는 사료와 물그릇을 채워주기도 빠듯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악성 민원을 넣어 개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이들의 보호 활동을 방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유 대표는 "2~3년 전부터 애린원 개들에 대한 구조 계획을 세우면서 더 좋은 곳을 찾기 위해 전국의 부지를 다 알아봤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쉽지 않았다"며 "그렇게 결정한 곳이 애린원이 있던 곳에 새 견사를 지어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애린원 맞은편에 생존사 부지를 마련했고, 철거 기간 동안 이곳에 임시 견사를 지으려고 했는데 이조차 악성 민원인들 때문에 만들 수 없었다. 돈이 더 들더라도 케이지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케이지는 불법 건축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지는 다른 단체에서 많이 지원해 줬다.



아울러 유 대표는 구조된 애린원 개들에 대한 이상한 소문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악성 민원인들이 치료가 필요해 병원으로 이동하는 개들을 우리가 안락사 한다거나 이곳에 있는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등 헛소문을 유포하고 있다"며 "심지어 봉사자로 가장해 케이지를 문을 열어 개들을 도망치게 하는 사람도 있다. 도와주진 못할망정 너무 악랄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날도 애린원을 만든 K소장과 지인이 개들을 데려가겠다며 찾아와 작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K소장이 다시 개들을 데리고 갈 수는 없다. 앞서 비구협에서 개들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던 것이 받아들여져 이날 비구협 법률 대리인 권유림 변호사를 통해 공탁금 예치까지 마쳤기 때문이다.

K소장이 개들을 데려가기 위해선 채권자인 비구협의 승인이 필요하다. 비구협이 애린원 대신 납부한 철거 집행 비용과 개들에 대한 보호 비용, 앞으로 소요되는 개들의 보호 비용까지 모두 변제해야 개들을 다시 데려갈 수 있다.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만 1억원이 넘는다.

개들을 데려가겠다며 찾아온 K소장 © 뉴스1

유 대표는 "다음 주 청소까지 마치면 견사 작업을 시작하고, 10월 말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동안 생존사 부지가 정리되는 대로 버동수(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에서 와서 접종, 전염병 검사 등을 진행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예상했던 비용보다 집행 비용, 공탁금 등 큰 비용이 들었지만 애린원에 있던 개들을 모두 구조할 수 있어 기쁘다"며 "특히 3년간 긴 소송에서도 아이들만 생각하며 수임료도 받지 않은 채 노력해주신 권유림 변호사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애린원을 함께 찾은 윤성창 내추럴발란스 부사장은 "그동안 유기동물 봉사에 함께 참여했던 연예인 중 애린원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연락이 많이 와 직접 눈으로 보고, 현재 가장 필요한 것들을 돕고 싶었다"며 "우선 봉사자를 모집해 오는 5일 와서 천막 설치 등 일손을 보태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2차 강제철거. 법원에서 지정한 훈련사와 수의 사 등이 먼저 들어가 개들이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철거가 이뤄졌다. © 뉴스1

애린원에서 구조된 강아지들. 계속된 자체 번식으로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어미개와 강아지들도 다수 발견됐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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