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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이어진 가뭄에 보츠와나 코끼리 '집단 폐사'
두달 이어진 가뭄에 보츠와나 코끼리 '집단 폐사'
  •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승인 2019.10.23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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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병 확산까지 겹쳐 야생동물 목숨 위협
짐바브웨 등 다른 나라에서도 먹이·물 부족 심각
보츠와나 국립공원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코끼리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AFP영상 캡처>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 국립공원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최근 두 달동안 코끼리 100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22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츠와나 환경부는 지난 5월부터 가뭄으로 인해 코끼리를 비롯한 야생동물 사망 숫자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 탄저병 확산이 겹치면서 폐사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부는 "심각한 가뭄 때문에 코끼리들은 풀을 뜯다가 흙을 먹으면서 탄저균 박테리아 포자에 노출되기도 한다"며 "동물들은 먹을거리를 찾으며 장거리를 여행하다가 수척해지고 죽음을 맞는다"고 설명했다.

탄저병은 토양에서 자연스럽게 전염이 가능해 초식 야생동물과 가축들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으로 패혈증을 일으켜 급성 폐사로 이어지게 한다. 보츠와나 정부는 탄저균이 다른 야생동물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사체들을 모두 화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영상 캡처>

이웃 국가인 짐바브웨에서도 먹이와 물 부족으로 지난달부터 55마리 이상 코끼리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프리카 남부 지역에서는 평균기온이 오르고 강우량이 불규칙해지면서 수십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AFP통신은 초원의 풀이 모두 시들고 웅덩이들은 말라붙어서 동물들이 살아가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의 4% 정도로 가장 적은 대륙이지만 대부분 국가들의 주요 산업이 농업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016~2018년 아프리카 34개 국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기후변화가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인식이 폭넓게 퍼져있다는 사실이 발견된다.

국제적십자 기후센터에 따르면 현재 앙골라, 보츠와나,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남부 국가들은 가뭄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짐바브웨에서는 식량 부족으로 인구의 3분의 1이 기아에 시달리며 국제구호가 필요한 상태라고 알려졌다.

<AFP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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