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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피플]58년 개띠 아저씨는 어쩌다 동물 휠체어를 만들게 됐을까
[펫피플]58년 개띠 아저씨는 어쩌다 동물 휠체어를 만들게 됐을까
  • (서울=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 승인 2019.11.06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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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아저씨' 이철 워크앤런 대표 인터뷰


(서울=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 "제가 58년 개띱니다."(웃음)

원래부터 강아지를 좋아했냐는 질문에 대한 이철 워크앤런 대표의 대답이다. 지난달 30일 '휠체어 아저씨'로 알려진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울 송파구 주택가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사람들이 다소 생소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동물을 위한 휠체어와 보조기를 만드는 일이다. 원래 부동산 관련 일을 하던 그는 장애가 있는 강아지를 만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오래전에 길에서 버려진 아이를 구조해서 입양을 하게 됐어요. 선천적 장애가 있는 아주 어린 시추였는데 당시에 키우던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를 못했어요. 그게 계기가 돼 외국에서 동물 휠체어라는 걸 처음 보게 됐어요. 어렵게 구매를 해서 아이에게 착용을 시켰더니 너무 잘 다녀서 눈물이 났었어요.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게 됐죠."

이날 인터뷰 도중 뒷다리가 불편한 반려견이 보호자와 함께 이 대표를 찾았다. 그는 처음 만나는 강아지도 어색함 없이 오랫동안 품에 끌어안으며 교감했다. 이후 다리 상태를 확인한 뒤 보호자와의 상담을 거쳤다. 이날은 휠체어를 제작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반려견의 체고(앞다리에서 어깨까지 길이) 등을 재는 작업이 이뤄졌다.

반려견을 꼭 끌어안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원래 다 그렇게 해요. 안타까워요. 이 아이가 이렇게 됐을 때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교감이죠. 그리고 또 언제 볼지 모르니까"라고 답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다음은 이철 워크앤런 대표와의 일문일답.

-주로 오는 동물들은 어떤 문제로 오나.
▶목 경추 디스크 쪽 신경계의 손상 때문에 마비가 돼서 오는 아이들도 있고, 사고로 인해 다리가 절단된 아이들도 온다. 많은 아이가 슬개골, 십자인대 파열로 탈구된 경우다. 다양한 원인으로 찾는 편이다.

-동물의 장애는 사람의 장애와 어떤 차이점이 있나.
▶똑같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하지만 보조기를 만들 때 중요한 점은 있다. 사람들은 내가 어디가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말을 한다. "여기가 끼어요", "힘이 들어요" 하고. 그런데 동물들은 말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동물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주로 '동물 휠체어'라고 하면 개가 사용하는 모습을 생각하게 되는데, 개 말고 다른 동물들도 찾아오나.
▶고양이도 있고 토끼도 있고 다람쥐도 있었다. 다람쥐의 경우 장난감을 활용해서 만들었다. 프레임을 꺾을 수가 없고 거기에 맞는 기존 부속품이 없기 때문에 그 아이의 특성에 맞춰서 모든 자재들을 동원해서 만든 거였다. 동물 종류 불문하고 만들고 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
▶너무 많다. 너무 많은데 항상 생각나는 강아지가 있다. 70대 되시는 어르신이 오셨었는데 반려견 온몸에 암이 전이돼 있다고 했다. 살날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했다. 아침저녁으로 10년을 넘게 함께 산책을 했는데 가는 마지막이라도 다시 함께 산책하고 싶다고 급하게 휠체어를 의뢰했다. 바로 만들어서 드렸는데 열흘 정도 지나서 박스가 왔다. 거기 이런 내용의 편지가 있었다. 아이와 열흘 동안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하고 즐겁게 산책을 할 수 있었다고. 그리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고. 너무너무 고맙다고. 아이가 쓰던 휠체어가 필요한 다른 반려견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우리에게 보내줬다.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부러 가격을 낮게 받는 판매 철학이 있다고.
▶휠체어나 보조기는 보호자에게 부담이 없어야 한다. 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이 장애 동물에게 지쳐서는 안 된다. 비용이 너무 비싸면 부담이 가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가 없다. 그래서 최대한 금액을 낮춰보고 장애 동물들이 힘들어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기견에게 무료로 휠체어를 만들어준다고 들었다.
▶전국 보호소가 상당히 많은데 일반적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보호소들은 상당히 열악하다. 그리고 후원금이 언제나 부족하다. 그 많은 아이의 사룟값도 힘든데, 해주고 싶어도 못 해주는 것이 이런 보조기다. 워낙에 비싸니까. 그런 보호소에 도움이 돼서 유기견들도 다른 반려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무료 지원하고 있다.

-이 일을 하면서 힘든 적이 있었다면.
▶많은 유기견을 도와줘왔다. 그런데 이걸 악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유기견에게 무료 제공한다고 하니까 '이 아이는 유기견입니다'라고 거짓말을 하고 휠체어를 만들어주면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린다. 그럴 때는 굉장히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는다. 다행인 것은 동물한테 받은 상처가 아닌 사람한테 받은 상처라는 점이다.

-휠체어 아저씨로서 최종 목표지점은 무엇인가.
▶나의 최종목표는 유기견이다. 지구가 사실 우리들만의 것은 아니다. 가장 지능이 높은 우리들이 뺏은 것이다. 보호소에서 평생을 있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아이들이 많다. 나의 최종 목표는 그 아이들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을 만드는 것이다. 그 아이들이 이 지구라는 곳에 와서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그래도 마지막 순간은 행복하게 간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장소를 제공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장애 동물에 대해 한마디.
▶우리가 장애가 있는 동물들을 편파적인 시선으로 본다. 특히 장애가 있는 유기견이 입양되는 건수가 거의 없다. 국내에서 많은 아이의 의족, 보조기, 휠체어를 만들어줬는데 그 아이들은 거의 해외로 입양이 됐다. 우리도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 아이들을 조금 더 따듯하게 보살펴 줄 수 있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그 아이가 사람들을 굉장히 피곤하게 만드는 건 아니다. 편파적인 시선보다는 그들에 대한 안타까움, 또 우리가 만들어놓은 환경에서 그렇게 된 아이들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이철 워크앤런 대표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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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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