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무릎을 살펴보게 강아지 머리를 잠깐 잡아주시겠어요? 아직 슬개골 탈구 증상은 없어요. 하지만 너무 무리해서 산책하면 안 되고 사료 급여량을 조금 줄여주세요."

최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케이펫페어에서는 동물병원 수의사가 소비자들과 대면하며 반려견 건강 상담을 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청담우리병원 부스에서 윤병국 수의사가 행사장을 찾은 견주들과 1대1 상담을 진행했다.

동물병원이 달라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물병원들은 과거 소비자들이 먼저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24시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임상수의사가 직접 펫박람회 현장에 나가 트렌드를 살피고 소비자들과 만나 동물 진료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온라인 서비스는 기본이다.

윤 수의사와 의료진들은 이번 케이펫페어를 방문한 5만명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건강 상담을 진행했다. 동시에 '생명을 버리지 마세요' 공익 캠페인을 펼쳐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에서도 나와 반려동물 응급센터를 설치하고 소비자들과 교감했다.

지난 8월 코엑스에서 열린 펫서울에서는 해마루동물병원이 부스에서 반려동물 응급처치 및 산책 교육을 진행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앞서 1월 케이캣페어에는 백산동물병원이 부스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건강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장을 찾아가는 동물병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다. 케이펫페어에서 반려견 건강 상담을 받은 방제민씨는 "몰티즈 견종이라 슬개골이 항상 걱정인데 상담을 받고 당장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들으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포메라니안 품종의 반려견을 키우는 하문희씨도 "청담우리동물병원이 동네 병원이 아니라서 방문은 쉽지 않지만 슬개골 전문이라 이것저것 물어보고 유익한 정보를 얻었다"며 흡족해했다.

소비자들은 물론 펫박람회에 부스를 마련한 동물병원들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석중 수의사는 "이전에는 보호자 세미나를 하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응급센터를 설치해 발톱이 골절된 강아지 치료 등을 했다"며 "보호자들에게 가족처럼 지내는 강아지, 고양이를 오래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해 병원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의계 일각에서는 동물병원의 펫박람회 참가를 여전히 불편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제품을 판매하는 박람회장에서 무료 상담으로 자칫 수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일부 대형 동물병원에 반려인들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 잘 되고 안 되는 식당은 다 이유가 있다"며 "많은 수의사들이 자신들을 자영업자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잘 되는 병원을 벤치마킹해 소비자들과 적극 소통하고 홍보해야 결과적으로 동물병원이 발전하고 동물들의 건강도 증진시켜 동물복지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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