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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시련의 계절 겨울, 굶어 죽고 얼어 죽고…어떻게 돌봐야하나
길고양이 시련의 계절 겨울, 굶어 죽고 얼어 죽고…어떻게 돌봐야하나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12.05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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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피할 집·마실 물 가장 중요
사람들에게 안 보이는 곳에 겨울집과 길고양이들이 먹을 수 있는 사료와 물을 챙겨줬다.사진 이보경 영등포구 캣맘 모임 대표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겨울철, 길고양이는 먹지 못해 더 많이 죽어요"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일부 지역에서 눈이 내리는 등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날이 추워질수록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온 고양이들이 눈에 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겨울에는 저체온증에 시달리거나 먹을 것이 없어 죽는 길고양이가 많이 발견된다. 이보경 영등포구 캣맘 모임 대표에 따르면 돌봄의 손길을 못 받는 고양이들은 그나마 먹을 수 있는 음식 쓰레기마저 얼어붙으며 굶어 죽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독 길고양이에 대한 미신과 편견이 많다. 길고양이들은 겨울철 사람들의 눈치 속에 추위와 배고픔이라는 이중고를 견뎌야 한다. 하지만 점점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고 동물복지,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길고양이도 보호하고 공존해야 할 존재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길고양이를 양육하는 것이 아니라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우선 몸을 녹일 수 있는 겨울집을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아이스박스, 스티로폼 박스 등을 재활용해 직접 길고양이 겨울집 만드는 방법이 쉽게 설명돼 있다. 만약 직접 집을 만든다면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겉은 검은색 천으로 전체를 감싸 주거나 검은색으로 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최근에는 길고양이 집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사람들에게 안 보이는 곳에 길고양이 겨울집을 마련해줬다.사진 이보경 영등포구 캣맘 모임 대표 제공 © 뉴스1

또 겨울철 길고양이를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바로 '물'이다. 조영수 동물권단체 하이 대표는 길고양이들은 여름보다 겨울에 탈수로 고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 물이 빨리 얼기 때문에 되도록 물을 자주 급여해 주는 것이 좋다"며 "이왕이면 단백질과 지방함량이 높은 사료를 챙겨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물이나 사료를 줄 때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찾아야 한다. 조 대표는 "'나는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생각으로 되도록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장소를 찾고, 주변을 항상 청결하게 관리해야 길고양이도 안전하고 이웃 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명 '라이프노킹'도 중요하다. 겨울에는 주차돼 있던 차량을 운행하기 전 '똑똑' 두드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추위를 피해 길고양이들이 찾는 곳이 바로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는 자동차 보닛(엔진룸)이다. 하지만 이를 알아채지 못한 운전자가 차를 출발할 경우 길고양이의 목숨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도 위험하다.

차문을 세게 닫거나 자동차 경적을 살짝 울리는 것도 좋다. 가장 확실한 것은 자동차 보닛을 직접 열어 확인하는 것.

조 대표는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 수술(TNR)을 하는 것도 캣맘의 역할이라 볼 수 있다"며 "중성화를 하면 발정기 때 내는 고양이 울음소리도 줄어 주민들이 길고양이에 대해 갖는 부정적 인식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길고양이들은 반려동물처럼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학대의 대상이 되고, 혐오의 대상이 된다"며 "하지만 동물과의 공존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그렇다면 모두가 행복할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7년도 겨울철 길고양이 보호 모닝노크 캠페인 팸플릿(강동구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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