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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2019년 황금돼지의 해…동물계 10대 뉴스는?
저무는 2019년 황금돼지의 해…동물계 10대 뉴스는?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9.12.3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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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사태·사역견 실험·동물복지 향상 등 주목
박소연 케어 대표가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아임 낫 푸드-먹지 말고 안아주세요'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퍼스트 도그인 '토리'를 공개하고 있다. 2018.7.17/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19년 황금돼지의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는 케어 안락사 사태부터 개 전기 도살 유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 동물계 10대 뉴스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되돌아봤다.



◇ "동물보호하라고 후원금 냈더니 안락사" 충격…케어 사태

올해 1월부터 동물계를 달군 뜨거운 뉴스는 단연 케어 사태였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유기견 토리를 입양 보낸 것으로 유명한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유기동물 200여마리를 안락사 했다는 내부 고발이 이어졌다. 동물자유연대, 카라 등 동물단체들도 박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서는 박 대표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카라 또한 박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박 대표는 자신에게 악성 댓글을 단 280여명의 누리꾼들을 집단 고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7일 박 대표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해 향후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 때려죽이고 수간하고 방송 중 던지고…잔혹한 동물학대

올해 동물학대는 더욱 잔혹해졌다. 독극물을 살포해 길고양이 5마리를 죽게 하거나 오피스텔에서 반려견 3마리를 떨어뜨려 죽게 한 사건 등이 발생했다. 경의선 숲길 고양이 살해 사건과 생방송 중 반려견을 학대한 유튜버 사건도 터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을 "강력 처벌해 달라"는 글이 올라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1심 법원은 경의선 숲길 고양이를 죽인 사람에게 징역 6개월을, 반려견 학대 유튜버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했다. 망원동에서 견주와 함께 산책 나온 반려견을 때려죽인 사람 역시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지난달 말 구속기소됐다.

세계 실험동물의 날인 2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수의생물자원연구동 앞에서 열린 '이병천 교수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서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복제견 연구 사업 중단과 실험동물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19.4.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수의사라 동물 윤리 믿었건만"…사역견 실험하고 고통

지난 4월 서울대학교 수의대 이병천 교수팀의 사역견 실험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 교수팀은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센터에서 검역탐지견으로 일하던 복제견으로 실험을 했고, 당시 복제견들은 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앙상한 모습을 보여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경찰은 지난달 이 교수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북대 수의대에서는 한 교수가 수의산과실습을 하면서 개들을 강제 교배해 고통을 준 것도 모자라 태어난 강아지를 학생들에게 떠넘겼다는 폭로가 나왔다. 전북대 동물의료센터에서는 수의사가 흡연을 하고 막대기를 휘두르는 모습이 담긴 CCTV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하지만 센터 측은 전자담배라서 괜찮다고 해명했다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기도 했다.

◇ 도마 위 오른 야생동물 복지…동물원·수족관 허가제 논의도

열악한 실내 체험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의 동물복지 문제도 이슈가 됐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새끼고래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벨루가가 폐사하면서 수족관 내 고래 사육 문제도 불거졌다. 환경부가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주장이 제기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을 부동의하면서 강원도가 반발하는 사건도 있었고, 대명레저산업이 추진하는 제주동물테마파크도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지난 9월에는 청와대가 북한 풍산개 6마리를 지자체에 보내 퓨마가 사살된 우치동물원 등에 전시된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동물단체가 동물원·수족관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면서 산업계와 격론을 벌이고 있다.

◇ '개들의 지옥' 애린원 폐쇄…봉사자들은 여전히 부족

불법으로 운영되며 개들의 지옥으로 불린 '애린원'이 지난 9월 철거됐다. 20년 전 경기도 포천에 자리를 잡은 애린원은 국내 최대 규모 사설 유기동물보호소였다. 처음에는 개체수가 많지 않았지만 유명해지면서 유기동물이 더 늘어났고,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하면서 개체수는 한 때 3000여마리에 육박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글구조네트워크가 토지 소유주와 임대 계약을 맺고 애린원 건물을 철거할 당시 구조된 개들은 1000여마리.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다녀갔지만 개체수가 워낙 많아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곳이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돼지를 위한 추모식'에서 정의당 동물복지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살처분 당한 동물들의 사진 앞에 헌화하고 있다. 2019.12.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 잡으려다 멧돼지 잡고 사람도 희생

지난 9월 파주 등 남북 접경 지역에서 첫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현재진행형이다. 전국 확산은 막았지만 지난 28일 강원도 철원군 내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올해 53마리가 ASF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발병 초기 정부가 방역 대책으로 돼지에 잔반사료 급여 금지 조치를 하자 이에 반발한 농민들이 돼지를 끌고 시위에 나오기도 했다. 연천군 내 돼지 4만 마리를 살처분 한 뒤 사체를 방치해 핏물이 임진강으로 흘러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ASF로 인해 44만 마리의 돼지가 예방식 살처분 또는 도축을 당했다. 바이러스 매개체로 지목된 야생멧돼지 포획을 놓고 동물단체들은 마구잡이식 포획이라며 다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주장했고, 포획 도중 멧돼지에 의해 목숨을 잃은 엽사도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유기견 사체 사료화…수제간식에서는 방부제 검출

지난 10월에는 제주도 직영 동물보호센터에서 자연사하거나 안락사한 유기견 3829마리의 사체가 동물사료의 원료로 쓰여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동물보호센터와 계약을 맺은 해당 업체들은 렌더링을 통해 유기견 사체를 분말로 만든 후 육지에 있는 사료제조업체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는데 어떤 사료의 원료로 사용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8월에는 한국소비자원이 반려동물 수제사료와 간식 2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수분 함량이 60%를 넘는 사료 2개 중 1개 제품에서 세균과 대장균이 다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국산 사료에 대한 불신이 커지기도 했다. 수입 사료도 예외는 아니었다. 힐스펫 뉴트리션은 반려견용 습식캔 일부 제품에 비타민D가 과다 혼입됐다는 이유로, 네슬레 퓨리나는 프리스키 키튼과 알포 리틀프렌즈 사료에서 곰팡이독소인 제랄레논의 함량이 높게 나타나 리콜을 실시하기도 했다.

1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내 가축시장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이 개들을 구조하고 있다. 2019.7.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 구포 개시장 역사 속으로…개 전기 도살 유죄 판결

강아지, 고양이를 가족같이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개 식용 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할 문화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7월에는 할리우드 배우 킴 베이싱어(Kim Basinger)가 내한해 개 식용 반대 목소리를 냈다. 가구회사 마켓비는 "복날에 삼계탕으로 끝내지 않겠다"는 문구가 담긴 홍보 영상을 온라인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 7월 국내 최대 식용견 시장인 부산 구포 개시장은 문을 닫았다. 부산시와 북구, 상인들은 이곳을 동물복지 특화거리로 조성하기로 논의해 의미를 더했다. 다만 폐쇄 이후 한 상인이 몰래 개고기를 팔다 적발돼 논란이 있었지만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마무리됐다. 지난 19일에는 개를 전기 도살한 A씨에게 서울고등법원이 파기환송심에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를 선고한 일도 있었다. 동물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A씨가 대법원에 재상고하면서 2020년 경자년 새해에 재판 결과가 나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가족이니까 다 해주고 싶어"…커지는 펫산업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반려동물 시장은 3조원. 5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펫시터 등 관련 일자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최근 알바몬이 아르바이트 중인 725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알바 선호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알바생 중 75%가 반려동물 일자리를 선호하며 이 중 1위는 애견카페, 2위는 반려동물 산책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월 '동물보건사'와 '반려동물 훈련사'를 국가자격으로 신설하고 펫시터도 신규 서비스업종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해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반려견스타일리스트(구 애견미용사)의 경우 국가공인 자격을 인정받아 내년 1월부터 첫 자격시험을 시행한다. GS홈쇼핑 등이 반려동물 벤처기업 펫프렌즈에 약 100억원을 투자하고 시몬느PE 등이 펫닥에 약 50억원을 투자한 것도 업계 화제였다.


사진 현대차의 헌혈견 캠페인 영상 갈무리 © 뉴스1



◇ "배워서 잘 키우자"…생명존중·동물복지 인식↑

올해는 동물복지 인식도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원도 춘천의 박민화 소방위가 올무에 걸린 고양이를 심폐소생술로 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물들을 위한 심폐소생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반려동물을 더 잘 키우기 위해 교육을 받거나 펫티켓(펫+에티켓)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서울시는 서울시수의사회와 함께 동물등록을 대대적으로 지원했고, 용인시에서는 생명 존중 인식 향상을 위한 초등학생 교육을, 강동구는 유기동물 입양비를 지원하는 등으로 모범을 보였다. 최근엔 경기도가 2020년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386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혀 환영받았다.

광고와 미디어도 변화가 생겼다. 삼성전자와 G마켓, 풀무원 등은 광고 전면에 동물복지를 내세웠고, 현대자동차는 헌혈견을 모델로 한 광고로 애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튜브 채널 또한 동물들의 단순 귀여움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양육 정보를 제공하는 강형욱 훈련사의 보듬TV, 최경선 훈련사의 강사모TV, 설채현 수의사의 DOG설TV, 이세원 수의사의 개알남, 김명철 수의사의 미야옹철의 냥냥펀치, 나응식 수의사의 냥신TV, 김재영 수의사의 캣튜브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도 Δ폭스테리어 종의 반려견이 35개월 여자아이를 공격하면서 벌어진 안락사 논쟁 Δ훈련사에게 위탁 훈련을 맡긴 반려견이 파이프에 맞아 죽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사건 Δ다친 길고양이를 구조한 유튜버가 "최악"이라며 한 동물병원을 방송으로 고발하면서 알려진 수의료 문제 Δ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동물병원 갑질 계약 사건 Δ한국조에티스 노사 갈등 Δ반려동물복지문화센터를 둘러싼 부산시, 수의사, 캣맘간 갈등 등도 한해를 뜨겁게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센터 설립을 놓고 부산시 측과 전 수의사회 측의 유착 의혹을 주장하고 길고양이 중성화수술(TNR)과 영남수의콘퍼런스 관련 문제를 제기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당한 수의사들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했다. 또 센터 설립 과정에서의 문제를 제기해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캣맘에게 법원이 지난 4일 무죄를 선고한 것도 동물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

부산시가 위탁 운영 중인 반려동물복지문화센터 건물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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