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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말라 왔는데"…가뭄에 호주 낙타들 1만마리 살처분 위기
"목말라 왔는데"…가뭄에 호주 낙타들 1만마리 살처분 위기
  •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승인 2020.01.08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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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주 지역 낙타 1만마리, 헬기서 사살될 예정
수원 더럽히고 운전자들 위협…오지 마을서 '골치'
낙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몇달간 계속되는 극심한 가뭄에 목말라 호주 북서부 오지 원주민 마을에 내려온 낙타들 1만마리가 살상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람들이 먹기에도 모자란 음식과 식수를 고갈시키고 운전자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작전을 위해 헬리콥터를 탄 저격수들이 동원되어 낙타를 조준 사격하게 된다. 사살된 낙타들은 불에 태워질 예정이다.

통신에 따르면 남호주 지방 당국자들은 덩치가 큰 낙타들이 가뜩이나 부족한 음식과 식수를 위협하고 기반시설을 훼손할뿐 아니라 운전자들에게 위험을 야기하는 등 농촌 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다. 낙타들이 물을 찾아 인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호주가 가장 덥고 건조한 날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일부 마을에선 물이 고갈되고 동남부에는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 환경 당국은 현재 1만마리의 야생 낙타가 무리를 지어 물을 찾고 있다고 보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5일간 살처분 작전이 실시된다.

호주에서 낙타는 1840년대에 광활한 내륙 탐사에 도움이 되라고 처음 수입된 후 60년간 인도로부터 2만마리가 들어왔다. 호주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야생 낙타 개체수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식 추산에 따르면 100만마리 이상이 내륙의 사막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낙타들은 '유해 동물'로 간주된다. 매일 먹이를 찾아 곳곳을 헤매면서 수원(水源)을 더럽히고 토종 동식물을 짓밟기 때문이다.

호주 매체들에 따르면 낙타 도살 작전은 약 2300명의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남호주 북서부에 있는 원주민 지방정부 지역인 APY랜드 등에서 실시된다. APY랜드 정부는 성명에서 이들 낙타들이 원주민 지역 사회를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호주 환경부는 이번 항공 도살을 지원하면서 일부 낙타들이 물을 찾아가다 갈증으로 죽거나 물을 찾아 돌진하다 서로 짓밟는 등 가뭄으로 인한 '중대한 동물 복지 문제'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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