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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犬)]두 눈 가득 별 담은 강아지의 비밀
[가족의 발견(犬)]두 눈 가득 별 담은 강아지의 비밀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03.0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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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입소한 시각장애견 송이
앞을 못 보지만 씩씩한 강아지 송이. 사진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앉아. 손! 이리와~ 옳지! 우리 송이는 못하는 게 없네."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이하 나눔센터)의 직원 말을 척척 다 알아듣고 행동하는 강아지 송이. 별을 담은 듯 반짝이는 두 눈을 보면 누구라도 빠져들게 된다고. 하지만 송이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바로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나눔센터 직원이 경기도 화성시의 한 유기(유실)동물보호소를 방문했을 때 귀엽고 통통한 몰티즈 종의 강아지가 유독 눈길을 끌었다.

최근까지 누군가가 관리한 듯 곱슬곱슬한 짧은 털, 무심하고 시크해 보이는 얼굴과 까만 눈. 송이는 그날 나눔센터 직원에게 선택된 7마리의 유기견들 중 한 마리였다.

송이는 그저 무심하고 얌전한 줄만 알았다. 그러나 이내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센터 로비에서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있을 때 따로 있거나 가끔 놀라서 움직일 때면 테이블, 의자, 벽 등에 부딪히는 모습이 포착된 것.

이를 본 직원들은 송이를 협력 동물병원으로 옮겨 시력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진행성망막위측증. 안구 뒤쪽에 위치한 망막의 혈액 공급이 단절된 상태였다. 송이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고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들었다.

송이의 상태를 전해 듣고 센터 직원들은 잠시 실의에 빠졌다. 그러나 이전에도 장애가 있는 강아지들을 입양해 사랑으로 키워주는 사람들이 꽤 있었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송이를 보살펴주는 담당 직원은 송이가 눈은 보이지 않지만 냄새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때부터 송이와의 즐거운 훈련이 시작됐다고.

송이는 얼마 되지 않아 "앉아", "손"과 같은 기본 훈련을 어느 강아지보다도 잘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않는 장애견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직원들은 소리를 이용해 송이에게 "이리와"를 가르쳤다. 송이는 이제 독스포츠 어질리티 장애물 중 하나인 위브폴(막대기 형태)도 제법 잘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어떤 후보 도우미견들보다 교육도 잘 받는다.

남영희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셈터 팀장은 "송이는 사람을 매우 좋아하고 짖음이나 분리불안도 없다"며 "사람의 목소리톤에 민감해서 '옳지!' 등 칭찬을 받으면 송이도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니 이렇게 사랑스러운 강아지가 또 있나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애를 극복한 우등생 강아지 송이가 평생 함께 행복하게 지낼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Δ이름 : 송이
Δ품종 : 몰티즈(말티즈)
Δ나이 : 6살(추정)
Δ성별 : 암컷
Δ체중 : 4㎏
Δ성격 : 얌전, 사람을 좋아함
Δ기타 : 중성화 완료
Δ문의 :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031-8008-6721~8)

강아지 송이의 발견 직후(왼쪽)와 현재 모습. 사진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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