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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가 해녀들에게 접근한 이유…'공존' 위한 실험 시작
남방큰돌고래가 해녀들에게 접근한 이유…'공존' 위한 실험 시작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04.02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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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잠수복에 돌고래 회피 위한 음파발신장치 장착
제주 해녀 주변에서 남방큰돌고래들이 헤엄치고 있다. 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제주도 바다에 살고 있는 남방큰돌고래와 해녀의 공존을 위한 의미 있는 실험이 시작됐다.

2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모슬포수협, 무릉어촌계와 함께 해녀와 남방큰돌고래의 공존을 위한 음파발신장치(이하 핑어) 부착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해녀들이 물질하러 나갈 때 잠수복에 돌고래 회피를 위한 핑어를 설치하고 해녀들 가까이 돌고래가 접근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제주도 연안에 살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보전이 필요한 멸종위기종이다. 하지만 각종 개발 등으로 인해 서식처가 축소되고 환경오염에 따른 암 발생, 해양쓰레기와 폐어구와 선박 충돌에 의한 지느러미 손상 등이 발생하면서 개체수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단체의 설명이다.

남방큰돌고래의 또 다른 문제는 해녀들과의 마찰이다. 남방큰돌고래들은 해녀들이나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호기심이 많아서 해녀들이 물질하는 곳 가까이 접근하기도 한다. 고령의 해녀 입장에서는 몸길이 2.6m인 돌고래들이 빠른 속도로 가까이 다가오면 놀랄 수밖에 없다. 이 뿐 아니라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을 낚아채기도 해 민원이 발생하면서 결국 핑어 실험을 하게 됐다.

이날 핑어 실험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실험에 참여한 문연심 어촌계장과 이혜자 잠수회장에 따르면 핑어를 설치하고 물속에 들어간 결과 돌고래들이 접근하지 않아 이전 조업구역을 벗어나 보다 먼 지점까지 나가서 물질을 할 수 있었다. 또 핑어로부터 나온 초음파로 인해 어지럼증이나 구토, 청각 이상 등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핫핑크돌핀스는 "한 번의 사용으로 핑어가 효과가 있다거나 없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고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실험하면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해녀와 돌고래의 공생을 위한 정책을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양수산부와 제주도는 '해녀와 돌고래의 공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남방큰돌고래들이 새끼를 낳고 키우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대정읍 일대에 '해양생물보호구역' 설정이 필요하다. 이는 제주 연안에서 돌고래들이 멸종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보호장치가 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들이 새끼와 함께 헤엄을 치고 있다. 사진 핫핑클돌핀스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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