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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서 주사 사서 동물 자가진료…부작용 생기고 보호자만 처벌"
"약국서 주사 사서 동물 자가진료…부작용 생기고 보호자만 처벌"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04.18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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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물병원협회 "동물은 소중한 생명이자 가족"
"모든 주사용 약품은 수의사가 처방해야 안전해"
A씨가 약국에서 항생제 등을 구입해 고양이에게 임의로 주사를 놨다가 부작용이 생긴 모습. 가슴 괴사에 신부전 증상이 나타났다. 사진 데일리벳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한국동물병원협회(회장 이병렬, 이하 협회)가 18일 "동물은 소중한 생명이자 가족"이라며 "모든 주사용 약품은 수의사가 처방해야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지난 16일 행정예고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농식품부의 행정예고에는 Δ개 4종 종합백신 Δ고양이 3종 백신 Δ고양이 광견병백신 Δ이버멕틴 성분 심장사상충 예방약 Δ동물용 항생제 등을 수의사처방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협회는 "개, 고양이의 사독백신까지 포함한 모든 주사용 동물약품을 전면 처방대상 동물약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농식품부에 요구했다. 이같이 요구하는 근거로는 동물병원을 개설한 수의사가 아닌 사람이 주사기를 이용한 약물의 투여행위는 '무면허 진료행위'라는 법원의 판례와 더불어 개와 고양이의 자가진료를 금지한 수의사법을 들었다.

이들은 "행정예고에서 누락된 사독백신과 주사용 동물약품을 추가로 지정하지 않는다면 무면허 불법진료행위로 인한 보호자와 동물들의 고통과 피해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불법진료를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들어 아픈 강아지, 고양이를 동물병원에서 치료하지 않고 보호자가 임의로 약국에서 약 또는 주사를 구입해 투약하다 심각한 피부 괴사를 유발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협회는 또 농식품부의 행정예고에 반발하는 한국동물약국협회 등이 "수의사 처방 확대 행정예고는 날치기"라며 정부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미 수년 전부터 계획됐던 일이라 날치기가 아니다"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협회에 따르면 수의사처방제는 지난 2013년 8월 시행됐다. 당시 개와 고양이용 백신은 동물 소유자의 부담 완화를 위해 수의사처방대상으로 지정하기로 한 바 있다. 당초 계획에 따라 지난 2017년 5월 개의 4종 종합백신 등 일부 동물용의약품을 처방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한 행정예고도 있었다. 하지만 행정예고 이후 동물약국협회 등 약사단체의 농식품부에 반대 민원올리기 운동 등 조직적인 반대 때문에 추후 지정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는 것이 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3년이 지나고 그 때 계획에 따라 행정예고가 이뤄졌는데 이를 '날치기'라 비판하는 동물약국협회와 약사회는 기억력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돈벌이에 급급해서 거짓말도 서슴없이 하는 뻔뻔한 단체인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또 "동물약국협회는 약국에서는 몇 만원인데 동물병원에서는 몇 십만원이 든다는 등 허위 과장된 표현을 하고 있다"면서 "동물의료에 대한 기본 개념도 모른 채 자가접종을 통해 동물복지의 질을 높일 수 있고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킨다며 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보호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건강검진도 없이 불법 자가접종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반려동물 보호자가 자신의 동물에게 주사행위를 하면 수의사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어차피 처벌은 반려동물 보호자가 받고 약을 판매한 자신들은 처벌되지 않으니 상관없다는 뜻인가"라고 꼬집었다.

협회는 "동물약국협회는 생명에 대한 존엄을 무시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과 안전은 외면한 채 오로지 동물을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며 "반려동물 보호자가 범죄자가 되든 말든 신경 안 쓰겠다는 동물약국협회의 생명경시와 안전불감증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약사단체는 동물에 대한 기초 건강검진도 없는 자가접종으로 인해 소중한 목숨을 잃고 심각한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동물들과 보호자들의 모습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라며 "제발 돈벌이에 앞서 내로남불식으로 반대할 것이 아니라 '동물도 소중한 생명'임을 인지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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