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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첫 국회 문턱넘는 '조이'…안내견, 어떤 훈련 받을까
헌정사상 첫 국회 문턱넘는 '조이'…안내견, 어떤 훈련 받을까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04.20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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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진 당선인 안내견 주목
위탁가정서 1년·전문훈련만 6개월 거쳐…30%만 합격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국민 공천장 수여식에서 비례대표 후보인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씨의 안내견 조이에게 비례 0번 목걸이를 달아주고 있다. 2020.3.2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장애인의 날'인 20일 국회가 헌정 사상 최초로 안내견의 본회의장 출입을 허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 본회의장에 최초 출입하게 될 안내견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눈 역할을 해주는 '조이'(4세·수컷)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김 당선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조이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으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이하 안내견학교)에서 훈련을 받았다.

조이 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안내견의 대다수는 '천사견'이라고 불리는 리트리버 종이다. 세계 최초 안내견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 셰퍼드 종이었다. 하지만 다소 무서워 보이는 외모 등 문제로 현재는 리트리버 종이 안내견으로 활동 중이다.

리트리버는 귀여운 외모로 성격이 온순해 잘 짖지 않고 사람을 잘 따르는 편이다. 최근에는 털이 긴 골든 리트리버보다 상대적으로 털이 짧아 관리가 수월한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이 안내견으로 많이 선호된다.

안내견학교에서는 리트리버를 안내견으로 육성하기 위해 퍼피 워킹(Puppy Walking)을 시행하고 있다. 퍼피 워킹이란 생후 7주가 넘은 예비 안내견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 1년간 위탁해 사회화 교육을 받게 하는 과정이다.

예비 안내견 강아지들은 퍼피 워킹 가정에서 1년 동안 사람과 함께 살면서 사회화를 배운다. 퍼피 워킹을 마친 강아지는 안내견 종합평가를 받고 합격 시 안내견이 되기 위한 보행 훈련 등 각종 훈련을 6~8개월 정도 더 받는다.

예비 안내견 중 안내견에 합격하는 비율은 30%. 안내견 후보에서 탈락한 개들은 인명구조견 등 다른 훈련을 받거나 일반 가정에서 데려갈 수 있다.

안내견에 최종 합격하면 시각장애인의 성격 등을 고려해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다. 여러 과정을 거친 뒤 시각장애인 파트너가 선정되면 8년 정도 함께 생활하게 된다.

안내견학교에서는 8년 생활하는 동안 1년에 1번 이상 사후관리를 해준다. 이사나 직장 이전 등으로 동선이 바뀌었을 때도 훈련사가 이동경로를 확인해준다. 김 당선인의 경우 제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5월 30일 이전에 훈련사가 집과 국회를 동행할 계획이다.

장애인 파트너와 8년 정도 생활한 안내견은 은퇴하고 일반 가정으로 분양된다. 최근에는 안내견이 은퇴하기를 기다렸다가 새 가족으로 맞아 노후를 편안하게 해주는 가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은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한다. 안내견학교가 지난 1994년 첫 안내견을 배출했을 때만 해도 사회 약자인 장애인과 동물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 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려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장애인복지법상 안내견은 식당 등 어디든지 출입이 가능하다. 정당한 사유 없이 출입을 거부하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명 시대에 동물복지가 향상되면서 안내견의 식당 등 출입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거부감도 많이 줄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동물 입장에서 보는 시각도 생겨났다. 장애인과 이동하는 안내견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시선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안내견들은 다른 반려견과 마찬가지로 견주와 산책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잘못 알려진 상식 중 하나가 안내견은 '무조건' 만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조이를 쓰다듬었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정확히는 '보행 중'에 만지면 안 된다. 사람을 좋아하는 리트리버의 특성상 낯선 사람의 손길도 거부감이 거의 없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장애인과 안내견이 이동을 하지 않거나 대화를 하면서 사전에 합의된 상황에서는 안내견들은 쓰다듬어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안내견의 국회 출입을 계기로 '사람과 동물은 더불어 산다'는 사회 인식이 형성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관계자는 "안내견이 국회를 드나들며 의정활동을 돕게 됐다"며 "이를 기회로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안내견이 알려지고 이해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각장애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 김예지 비례대표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4.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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