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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닫은 日수족관 "잠든 장어 깨울 영상통화 해달라"
코로나로 닫은 日수족관 "잠든 장어 깨울 영상통화 해달라"
  •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승인 2020.05.0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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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장어 <스미다 수족관 웹사이트 캡처>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은 일본의 한 수족관이 장어에게 영상전화를 해달라고 시민들에게 부탁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 관람객에 익숙했던 장어들이지만 점차 인간의 존재를 잊고는 모래속에 틀어박혀 사육사들이 이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의 랜드마크인 스카이트리 타워에 있는 스미다 수족관은 지난 3월부터 문을 닫았다. 수족관의 수중 동물들은 두 달간 인적없는 환경을 마음껏 즐겼다.

하지만 수족관 측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전례없는 이 상황이 가져온 고충이 있다고 밝혔다. 수족관에 있는 생물들은 사육사를 제외하고는 인간을 보지 못하고 인간에 대해 잊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모래에 꼬리를 박은 상태에서 머리와 몸을 밖으로 길게 빼내 정원의 풀같은 모습을 한 정원장어(garden eel)는 외부 자극이 없어지자 모래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나마 잠깐 모래 밖으로 나오더라도 사육사들이 지나갈 때마다 숨어버려 정원 장어의 건강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

이에 수족관은 시민들이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어 장어에게 얼굴을 보여주는 '얼굴 보여주기 축제'를 열기로 했다. 정원장어의 천성은 매우 민감하고 경계심이 강하지만, 수족관의 수조에 사는 300마리의 정원장어는 그동안 인간에게 익숙해져 방문객들이 다가오면 모래 속에 숨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를 다시 되살리기 위해 수족관측은 정원장어 수조를 향해 5개의 태블릿을 설치하고 장어 애호가들에게 페이스타임앱을 통해 아이폰이나 아이폰으로 접속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영상통화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얼굴을 보여주고, 손을 흔들고, 장어에게 말을 걸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정원장어의 부드러운 성정을 고려해 통화자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해서는 안된다고 수족관 측은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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