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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처방 약품 확대 놓고 약사 vs 수의사 '전면전'…5대 쟁점은?①
수의사 처방 약품 확대 놓고 약사 vs 수의사 '전면전'…5대 쟁점은?①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05.05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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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비싼 병원비 때문에 예방접종 오히려 줄 것"
수의사 "가족한테 함부로 주사 찌를 수 있나?"
[편집자주]농림축산식품부가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약품'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의사회와 약사회가 격돌하고 있다. 수의사회는 '반려동물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조치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약사회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약되고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예방접종을 기피하는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1000만명에 이르고 있어 반려동물 문제는 이제 곧 '우리'의 문제가 되고 있다. 반려인들이 알아야할 쟁점들을 들여다봤다.

주사 바늘 쳐다보고 있는 강아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동물병원비가 너무 비싸니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가족이다. 소중한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면 안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지난달 16일 동물용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약품'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약사회와 수의사회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약사회는 '소비자 선택권'을, 수의사회는 '동물 건강권'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의약품 내수시장을 놓고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반려동물 의약품 내수시장 규모는 1000억원(2018년 기준) 수준으로 추정된다.

5일 농식품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의사 처방대상으로 지정된 동물약품은 Δ개 종합백신 4종 Δ고양이 종합백신 3종 Δ고양이 광견병 백신 Δ이버멕틴 성분이 포함된 심장사상충 예방약 Δ동물용 항생·항균·마취·호르몬제 등이다. 특히 백신의 경우 현재는 소비자가 동물병원을 거치지 않고 약국에서 바로 구매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수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다. 약사들이 가장 반발하고 있는 부분도 백신이다.

농식품부는 오는 6일까지 관련 의견을 제출받기로 했다. 약사회와 수의사회 등은 회원들에게 의견 제출을 독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난타전을 벌이자 소비자(보호자)는 물론 결국은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5대 쟁점을 살펴봤다.

◇ 수의사 "동물판 안아키 위험" vs 약사 "소비자에 선택권"

수의사회와 약사회가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 중 하나는 개 종합백신 4종, 고양이 종합백신 3종이 수의사 처방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의사 처방 없이 해당 백신을 판매해온 약국 입장에서는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대한약사회와 대한동물약국협회는 성명을 내고 "앞으로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동물약국에서 불과 몇 만원 내로 끝낼 수 있는 백신접종을 동물병원에서 몇 십만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서 해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동물 예방주사는 부작용이 낮고 피하(피부 밑)에 놓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영역동물인 고양이의 경우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강조한다.

약사회는 또 농식품부가 지난 2013년 수의사처방제를 시행할 때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전체 동물용의약품 중 매출대비 20%까지를 처방대상으로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농식품부가 이를 무시하고 60%까지 처방대상으로 지정하려 한다며 '노골적인 수의사 편들기'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한수의사회와 한국동물병원협회도 성명을 내고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한 생독백신 주사는 당연히 수의사가 처방해야 한다"며 "수의사 처방 없이도 백신 등 의약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은 동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보호자가 직접 강아지, 고양이에게 주사를 놓다가 부작용이 생기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동물판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는 금지돼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또 동물을 키울 때는 어느 정도 경제적 여력도 있어야 하는데 예방접종 하나도 부담스러워 할 정도의 보호자라면 책임감 있게 양육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수의사회에 따르면 처방 약품 확대는 이미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한 사항이다. 3년 전에도 처방대상에 백신이 포함됐지만 약사회가 반대해 연기됐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수의사가 아닌 사람이 영양제 주사도 놓으면 안 되는데 약국에서 주사를 판매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보호자 주사행위 처벌받아" vs "수의사도 주사 잘못 놔"

농식품부는 백신 외 동물용 항생·항균·마취·호르몬제도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현행 수의사법상 보호자가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주사를 놓는 것은 자가 진료에 해당돼 자칫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일명 '강아지 공장 처벌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이 시행된 2017년 7월 이후 Δ동물판매업자가 자신이 관리 중인 개에게 에페드린 주사 Δ한의사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에게 침 시술 Δ동물위탁업자가 개 판매 전 백신 주사 Δ동물보호단체 부회장이 고양이에게 비타민제 주사 행위 등이 자가 진료로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

수의사들 사이에서는 동물병원을 개설하지 않은 수의사가 동물에게 주사 놓는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수의사들조차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주사 놓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약국은 아무 제약 없이 주사제를 판매하고 있어 "반려동물 보호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상황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러나 약사들은 동물 백신은 근육이나 혈액 주사가 아니라 피하 주사라는 점을 강조한다. 사람도 의사 처방 아래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 피하에 주사 놓는다는 것이다. 또 약국에 오는 사람들은 동물을 여러 마리 키워서 주사 경험이 많고 동물병원에서 배운 간호사 등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수의사가 살처분 주사를 잘못 놓아 개가 죽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주사제를 사용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고 반박한다.

오히려 오남용이 심각한 항생제, 호르몬제는 물론 마약류 의약품까지 처방과 조제에 수의사가 단독으로 관여하게 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의약분업이 돼 있고 의약품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사람 의료와 달리 수의사가 진료 후 처방하고 직접 약을 조제해 판매까지 하기 때문에 약물오남용에 대한 관리감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동물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과 프로포폴 등이 허술하게 관리돼 적발된 사례도 있다.

◇ "사상충 약도 수의사가 처방해야" vs "약은 약사에게"

양측은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놓고도 충돌했다. 이번 행정예고에는 이버멕틴 성분의 심장사상충 예방약이 들어 있다. 메리알에서 나오는 하트가드 플러스 제품이 여기에 속한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매달 먹이는 약이기 때문에 판매량이 높아 동물병원이나 약국 모두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은 의약품 중 하나다.

심장사상충 약은 예방약으로 불리지만 정확히는 구제약이다. 모기가 옮긴 유충을 약을 통해 죽이는 것이다. 약 먹는 시기를 놓치면 그 사이에 유충이 자란다. 성충이 된 상태에서 뒤늦게 약을 먹이면 성충의 사체가 혈관을 막기도 한다. 동물 체질 등에 따라 심장사상충 약을 먹어도 구제가 100%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수의사들은 심장사상충 약을 먹이면서 1년에 1~2번 검진을 따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제는 상당수 수의사들이 심장사상충 약을 매달 먹이라고만 얘기하는데 있다. 반려견에게 심장사상충 약을 10년째 먹이고 있다는 A씨는 "매달 동물병원 가서 약을 사지만 검진을 받으라고 하거나 약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약만 받아서 먹이는 거면 굳이 동물병원에 가서 몇 천원에서 몇 만원씩 돈을 더 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일종의 구충제인 심장사상충 약을 처방전까지 받아가면서 먹이게 되면 비용 부담이 커져 복용률이 떨어질 것"이라며 "약은 약국에서 사고 심장사상충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진료는 동물병원에서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심장사상충 약의 경우 약사법 85조에 따라 농식품부의 행정예고 이후에도 약국에서는 수의사 처방전 없이도 계속 판매할 수 있다.

☞ 이어 계속

수의사 처방 약품 확대 놓고 약사 vs 수의사 '전면전'…5대 쟁점은?②

동물병원에서 진료받는 고양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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