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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의 동행]쑥섬 그 후 못다한 얘기…고양이 사료 걱정 덜었어요
[최기자의 동행]쑥섬 그 후 못다한 얘기…고양이 사료 걱정 덜었어요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05.26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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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캐닌, 할머니와 고양이들 위해 키튼 사료 후원
[편집자주]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명 시대. 전국 각지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반려동물 관련 행사가 열립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중단됐던 행사들도 속속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꼭 가보고 싶은 행사인데 거리가 너무 멀거나 시간대가 맞지 않아 놓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행사들을 '최기자'가 대신 가서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동물 구조 현장이나 야생동물 등 '생명'과 관련된 현장은 어디라도 가겠습니다.

전남 고흥군 애도(쑥섬)에 사는 할머니와 고양이들. 사진 쑥섬지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안녕하세요? 쑥섬 기사 잘 봤습니다. 그곳의 어르신들과 고양이들을 위해 사료를 보내드리고 싶은데요. 가능할까요?"

펫푸드업계 1위인 로얄캐닌(Royal Canin)의 이수지 팀장의 전화였다. 쑥섬 고양이들이 먹을 수 있게 키튼 사료를 후원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9일 보도된 '[최기자의 동행]"함께 살자냥~" 쑥섬 고양이들 중성화하던 날' 기사를 본 모양이었다.

'쑥섬'이라고 불리는 전남 고흥군 애도는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섬이다. 이 섬이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진 데는 쑥섬지기인 교사 김상현씨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 그는 지난해부터 동물구조119와 함께 이곳에 사는 어르신들과 길고양이들의 동행을 위해 힘쓰고 있다. 덕분에 최근엔 '고양이섬'으로도 알려져 있다.

로얄캐닌 측의 사료 후원 제안은 참 반가운 소식이었다. 강아지, 고양이 사료 후원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어느 한곳에 사료를 주게 되면 동물보호단체나 개인으로부터 '우리는 왜 후원 안 하냐'는 연락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특정 제품명까지 거론하면서 '저기는 왜 A제품 주고 우리는 왜 B제품 주냐'는 항의도 들어온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화상미팅을 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진은 기자와 로얄캐닌 관계자들의 화상미팅 모습. © 뉴스1

쑥섬 기사가 나가고 어떤 사람들은 '캣맘들은 자기 돈으로 사료를 사는데 왜 쑥섬에 사료 지원을 해줘야 하냐'는 황당한 댓글을 달기도 한다. 하지만 쑥섬에 계신 어르신들은 흔히 생각하는 캣맘이 아니다. 그저 고양이들이 보이니까 밥을 주기 시작했고, 사료가 고양이들의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챙겨주고 있는 동네 어르신들이다.

고민 끝에 쑥섬지기 김상현씨와 연락을 했다. 그는 사료 후원 얘기에 "어르신들과 고양이들이 행복해할 것"이라며 기뻐했다. 사료를 받고 나서는 사진과 영상도 보내줬다. 누가 '노인들은 동물을 사랑할 줄 모른다'고 했던가. 사진 속 할머니와 고양이들은 더없이 다정했다. 사료 모델로도 손색없는 멋진 고양이의 모습은 물론, 언덕 위 예쁜 정원의 조경과 어우러진 고양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었다. 보고 있으니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는 "쑥섬이 섬이라 택배비가 추가된다. 택배기사님들이 섬까지 들어가는 것을 힘들어해서 시간 날 때 직접 사료를 들고 들어간다"며 "고양이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사료를 후원받아 기쁘다. 앞으로도 이곳을 상업화하지 않고 고양이와 공존하는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쑥섬이 고양이와 공존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임영기 동물구조119 대표도 사료 후원 소식에 반가움을 나타냈다. 그는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할머님이 주신 사료를 먹는 모습과 고양이들에게 미원, 미투, 미쓰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다정하게 안아주는 동네 아저씨의 모습이 참 평화롭다"며 "쑥섬의 고양이들이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건강히 살고 있다. 사료를 후원해준 로얄캐닌과 사료 후원에 도움을 준 뉴스1 해피펫에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고양이들이 사료를 잘 먹는다는 소식에 로얄캐닌의 윤성은 상무는 누구보다 반색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쑥섬에 당장 가보지 못해 아쉽다"며 "할머님과 고양이들을 사진으로나마 보고 있으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고양이들이 잘 먹어서 건강하게 지내고 어르신들도 고양이들 보면서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흐뭇해했다.

전남 고흥군 애도(쑥섬)에 사는 할머니와 고양이들. 사진 쑥섬지기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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