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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 넘는 무더위에 강아지가 차 안에 갇혀 있어요"
"30도 넘는 무더위에 강아지가 차 안에 갇혀 있어요"
  •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승인 2020.06.26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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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주차장 차 안에서 1년 넘게 사실상 방치
관할 해운대구 동물학대 혐의 적용 검토 중
한 반려동물 온라인 카페에 차량 안에 갇힌 강아지를 구조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속 첨부된 사진 캡쳐)© 뉴스1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야외 주차장에 차 문도 안 열어둔 채로 아이(강아지)를 가두어 놨어요."

지난 24일 한 반려동물 온라인 카페에 올라 온 게시글 내용이다. 글쓴이는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강아지가 차 안에서 겨우 숨을 쉬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게시글에 첨부된 사진 속 흰색 강아지는 한 눈에 봐도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한 모습이었다. 수개월 동안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털은 서로 엉퀴면서 눈을 덮었고 축 처진 모습에서 구조가 시급해 보였다.

글쓴이는 "이런 식으로 방치된 지가 1년이 다 됐다고 한다. 차 안에는 온갖 쓰레기로 악취가 나고 뒷 칸에는 수 많은 짐들로 강아지가 몸 누울 공간도 없다"며 "햇빛으로 달구어진 운전대 앞까지 나와 겨우 숨을 몰아쉬고 있다"고 시급한 상황을 전했다.

사진 속 야외 주차장은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할인 해운대구 민원게시판에도 며칠째 강아지를 구조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 민원인은 "개인 구조자가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경찰도 강아지가 사유재산에 귀속되어 차에서 빼낼 수 없다며 그냥 돌아간 걸로 안다"며 "구청 직원 분이 현장에 방문한 걸로 아는데, 이는 명백한 방임, 방치로 신고대상이다"고 말했다.

최초 이 상황을 알린 글쓴이는 뉴스1에 "최대한 강아지가 방치 상태로 저렇게 있지 않도록 구조하려고 한다"며 "상당히 많은 분들이 이제 이 소식을 아시고 계셔서 부담도 되지만 잘 해결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강아지의 견주는 차량 안에서 강아지를 꺼냈다가 먹이를 주고 다시 가둬두는 행태를 1년 넘게 반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만큼 1~2시간 만 차량 안에 강아지가 갇혀 있어도 탈진 위험이 높다.

해운대구와 해운대경찰은 강아지를 구출해낼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강아지의 소유권이 견주에게 있어 당장 강제로 구출해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의 강제 격리를 위해서는 동물학대 혐의가 입증돼야 한다.

구 관계자는 "강아지에게 먹이를 주고 있고, 차량 안에 계속 가둬두는 것도 아닌 걸로 보인다"며 "동물학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 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개인 구조자로 알려진 A씨는 견주를 설득해 강아지 소유권 포기각서를 받은 후 병원에 데리고 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반려동물 온라인 카페에 차량 안에 갇힌 강아지를 구조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속 첨부된 사진 캡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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