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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방울 만들면서 공놀이"…바다 돌아갈 날 기다리는 벨루가 만나보니
[르포]"방울 만들면서 공놀이"…바다 돌아갈 날 기다리는 벨루가 만나보니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07.20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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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내년 방류적응장 이송 목표
"정형행동 단정 지어선 안 돼…놀이의 일종"
17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관람객과 인사하고 있는 벨루가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아이고~ 귀여워라. 벨루가 봐. 방울 만들면서 공 가지고 노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흰돌고래) 벨라(11세)를 본 한 커플의 반응이다. 이들은 벨라가 입으로 공기방울을 만드는 '버블링'을 하고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이 신기한 듯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지난 17일 '벨라가 바다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아쿠아리움에 살던 벨루가 1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동물단체에서는 남은 벨루가도 바다로 돌려보내야한다고 주장했다. 롯데월드도 이를 받아들여 내년까지 벨라를 방류적응장으로 이송하겠다고 밝혔다.

더 이상 벨루가를 가까이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아서였을까? 평일 낮시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쿠아리움에는 관람객들이 적지 않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부터 젊은 연인, 나이든 부부까지 많은 이들이 아쿠아리움을 찾았다.

아쿠아리움에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산다. 해양생물들도 수질 관리를 잘해주고 사육 환경이 좋아야 오래 산다. 때문에 집에서 키우기 힘든 사람들은 아쿠아리움에 와서 생태 환경을 보며 대리만족하기도 한다. 마치 강아지, 고양이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만족하는 '랜선집사'의 모습과도 같다.

돌고래의 경우 영리하고 사람들과도 친숙하게 지내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과 교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돌고래와 같은 해양 포유류들은 수조관 전시와 체험보다는 원래 영역인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체험 프로그램은 많이 줄어드는 추세다. 롯데월드도 체험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고 전시와 고래들의 생태 연구만 하고 있다.

벨루가는 특히 어린 아이들이 많이 좋아한다. 롯데월드는 다른 곳들에 비해 수조가 넓은 편이다. 벨루가는 위아래층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위층에서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관람객들을 만나 인사를 한다. 아래층에서는 공놀이와 버블링을 하면서 지낸다. 몸을 숨길 수 있는 휴게소도 따로 있다.

돌고래들은 자신들만의 놀이인 '버블링'을 즐긴다. 벨라도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지켜본 결과 벨라는 입에서 원 모양의 공기방울을 만들며 노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학자들에게는 연구대상이 된다. 한쪽으로만 계속 돌지도 않았다. 공을 가지고 이리저리 굴리며 놀기도 했다.

정지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해양생물센터 팀장에 따르면 벨라는 공을 원통 안에 넣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아쿠아리스트들이 원통 안에 들어간 수십개의 공들을 찾는 것이 일이다.

물론 모두가 벨라의 모습을 좋게만 본 것은 아니었다. 한 관람객은 "돌고래가 있기엔 수조가 너무 좁아보이고 피부가 벗겨진 것도 같다"며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다.

이에 아쿠아리스트는 "피부가 군데군데 벗겨져 보이는 것은 돌고래들이 조개껍데기나 바위 등에 몸을 비비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야생에 사는 돌고래들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롯데월드 측은 일각에서 벨라가 정형행동을 보인다고 주장한 데 대해 "특정 시간대 일부만을 보고 정형행동이라고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며 "정형행동은 스스로 개발한 놀이의 일종일 수도 있고, 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반복이 습관으로 자리 잡아 유지된 행동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벨라의 건강을 위해 해양생물전문 아쿠아리스트와 수의사가 매일 정기검진을 한다. 벨루가의 자연습성 유도 행동풍부화도 하루에 수자례씩 진행한다. 다양한 먹이, 재질과 부력을 다양화한 놀이(공, 부표 등)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스트레스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월드 측의 설명이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행동풍부화하는 벨루가. 뒤쪽에 공이 들어가서 찾는 모습. © 뉴스1 최서윤 기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는 벨루가의 휴게소가 따로 있어서 관람객들에게 계속 노출되지 않는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최근 동물자유연대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벨루가 방류기술위원회'를 발족했다. 방류 단계로는 건강 관리 및 적응 훈련, 이송 준비를 거쳐 최종 방류지로 이동하는 프로세스를 거친다. 벨루가의 적응 여부에 따라 각 단계별 소요 기간은 유동적이다. 롯데월드 측은 코로나19가 호전되는 시기를 9월로 예상했을 때 벨루가를 2021년까지 방류적응장으로 이송한다는 계획이다.

벨루가 방류를 결정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많다. 벨라의 나이도 고려해야하고 야생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벨루가는 IUCN RED 리스트에서 관심필요종이다. 보호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로 미어캣, 붉은 여우와 같이 개체수는 보통이다. 야생에서 언제든지 다른 무리들을 만날 확률이 높아서 잘 생활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한다.

비용도 문제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13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방사를 위해 7억5000만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했다. 방류 기간도 1~3년 이상이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 창펭 수족관 벨루가의 경우 방류 결정부터 아이슬란드 이동까지 총 3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류된 돌고래들은 새끼를 낳고 살기도 하지만 2017년 방사된 금등이와 대포는 행방불명 상태다. 해양 포유류들이 그물에 걸리거나 플라스틱을 먹고 죽기도 해서 오염된 바다에서 살기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만큼 돌고래 방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동물복지도 중요하지만 동물을 보호론자들의 시선으로 불쌍하게만 보는데 대한 아쉬움도 있다. 동물을 지나치게 앞세우다보니 이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자괴감에 빠진다는 쓴소리도 들린다. 또 야생에는 천적도 있고 기후 변화 등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이 있어서 평균 수명 30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현재 벨루가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내에서 건강한 상태로 방류를 기다리고 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우리도 누구보다 벨루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고 이를 위해 노력한다"며 "다만 벨루가 방류에는 야생적응 등 다소 기간이 소요될 수 있으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행동풍부화하는 벨루가. 공을 굴리는 모습. © 뉴스1 최서윤 기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행동풍부화하는 벨루가 © 뉴스1 최서윤 기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벨루가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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