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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하루 2회 반려견 의무산책 법안 추진에 "현실성 떨어져" 비판
독일, 하루 2회 반려견 의무산책 법안 추진에 "현실성 떨어져" 비판
  •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승인 2020.08.20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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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상관 없는 이미지.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독일 정부가 모든 반려견을 하루에 2번 이상 산책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새 법안을 추진하자 '취지는 좋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율리아 클뤼크너 독일 식품농업부 장관은 반려견들을 하루에 최소 2번씩, 총 1시간 이상 산책시킬 것을 명시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반려견을 장기간 사슬에 묶어두거나 하루종일 혼자 두는 행위도 금지된다.

클뤼크너 장관은 법안 추진 배경에 대해 "반려동물은 장난감이 아니며 그들의 욕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법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독일에는 940만 마리의 반려견이 있다. 이에 당국이 어떻게 940만 마리의 반려견의 산책 시간을 일일이 확인할 것이냐는 지적이다.

식품농업부는 법안을 시행할 책임이 각 주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 강제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베를린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베르벨 클라이트는 가디언에 "도대체 누가 산책 시간을 확인할 것인가"라며 "옆집에서 내가 강아지 산책을 충분히 안 한다고 의심하면 경찰이라도 부를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산책 시간을 똑같이 규정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14살된 셰퍼드를 키우는 발터 슈바이츠는 "우리 개는 암에 걸려 집 근처 짧은 산책밖에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개 훈련사인 안야 스트리겔은 견종, 건강 상태, 나이 등에 따라 개에게 필요한 운동량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 2시간씩 산책하는 건 어리고 건강한 래브라도에겐 좋지만 관절염과 심장병에 시달리는 퍼그한테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클뤼크너 장관이 속한 기독민주당에서도 법안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민당 소속 연방하원의원인 자스키아 루트비히는 트위터로 "32도에 이르는 더위 속에서 내가 키우는 로디시안 리지백을 두 번이나 산책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시원한 강물에 뛰어들어 열을 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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