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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가족 만나길"…미국 가는 구포가축시장 마지막 '견공들'
"좋은 가족 만나길"…미국 가는 구포가축시장 마지막 '견공들'
  •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승인 2020.10.22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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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마지막 50마리 개 미국 임시보호소에 맡겨져
소형견 선호 대형 구조견들 '국내입양' 난관
22일 구포가축시장 폐쇄 때 구조된 개 50마리가 인천국제공항에서 해외입양을 위해 출국한다.(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제공)© 뉴스1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지난해 동물학대 온상지였던 부산 북구 '구포가축시장'에서 구조된 개들이 22일 반려인들을 찾기 위해 마지막 해외 출국길에 올랐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에 따르면 이날 구포가축시장에서 구조된 개 중 주인을 찾지 못한 마지막 50마리는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미국에서 새로운 가족을 찾게 된다.

이날 해외 입양을 주관하는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KOREA)은 구포가축시장 개 이외에도 다른 지역 개농장에서 구조된 150여 마리 등 모두 200마리를 멀리 떠나보낸다.

대부분은 당분간 미국 현지 임시보호소에 맡겨진다. 이후 HSI가 파트너단체, 보호소와 협력해 순차적으로 구조견과 함께할 반려인을 모색할 예정이다.

개고기, 개소주 판매 문제로 지역사회의 골칫거리였던 구포가축시장은 지난해 7월1일 전면 폐쇄됐다. 폐쇄 당시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HSI' 4개 단체가 앞장서 구조한 개는 모두 90여마리다.

구조된 개들은 해외입양처를 찾기 위해 지난해부터 출국길에 올랐다. 지난해 해외로 간 개체 수는 10여마리이고, 지난 2월 출국한 개는 28마리다.

지난해 구포가축시장 폐쇄 때 구조된 개가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제공)© 뉴스1

나머지 구조견들은 지난해 7월부터 경상북도 경주시의 위탁보호소 '한스케어스쿨'에서 생활했다.

목줄산책, 합사, 노즈워크 훈련 등 꾸준한 사회화 훈련으로 구조견들은 지난해 구포가축시장 철창에 갇혔었을 때에 비해 건강이 많이 좋아졌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사라졌다.

동물단체들은 오랫동안 가축시장에서 고통받아온 개들이 마침내 동반자를 찾을 수 있게 돼 환영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입양에 실패해 개들을 먼 외국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도 터져 나왔다.

구포가축시장에서 구조된 개들은 대부분 대형견이다. 우리나라 주거 구조 특성상 아파트가 대부분이고 소형견을 선호하는 반려인들이 많아 국내 입양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것이 동물단체의 설명이다.

구포가축시장 폐쇄 당시 구조작업에 참여한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는 "구조견들이 마침내 주인을 찾게 돼 기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내에서 입양이 되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며 "현재 설립이 지지부진한 구포동 '서부산권 동물복지센터'가 속히 건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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