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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반려동물 난치성 질환도 줄기세포로 치료…주의사항은
[기고]반려동물 난치성 질환도 줄기세포로 치료…주의사항은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11.04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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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동물의료센터 내과‧줄기세포센터 팀장 정소영 수의사
반려동물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줄기세포의 적용범위. 사진 VIP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치료가 일회성이거나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라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만성 질환, 복합 질환, 난치성 질환 등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병에서는 그에 적합한 치료에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노령동물에게 침습적 치료를 할 경우 위험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보완하기 위해 재생의학을 접목한 비침습적 또는 비수술적 치료법이 제안됩니다. 줄기세포치료는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입니다.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질병의 개선 및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기존의 치료와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노령동물에 있어서도 낮은 부작용으로 안전성까지 확보한 치료 방안입니다.

◇줄기세포의 종류와 적용 범위는

종종 줄기세포에 대해 의문을 품거나 막연한 어려움을 느끼는 보호자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5만건 이상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이 출간됐으며, 지금 이 시각에도 수많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각종 연구를 통해 여러 질환에서의 효과가 검증됐으며, 국내외 동물병원에서 실제 적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200여개의 동물병원에서 줄기세포치료를 진행 중이고 표준화된 줄기세포 배양 키트까지 제작, 보급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배아줄기세포는 배아의 발생과정에서 추출한 세포로 골격, 피부, 각종 장기, 혈액 등으로 분화하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줄기세포 연구 초기에 주된 관심의 대상이었으나 현재는 윤리 문제와 암세포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장벽에 가로막혀 활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치료에서는 지방조직 및 중성화 수술에서 폐기되는 난소, 고환 유래의 성체줄기세포가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성체줄기세포는 자가 유래 줄기세포와 타가 유래 줄기세포로 나뉘는데 자가 유래 줄기세포는 환자에게서 직접 채취한 줄기세포이며, 타가 유래 줄기세포는 같은 종의 건강한 개체에서 채취한 줄기세포입니다.

치료를 해야 하는 동물은 보통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자가 줄기세포의 채취가 제한되는 일이 많습니다. 자가 줄기세포의 채취에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또한 병이 든 환자에서 채취한 줄기세포이므로 그 활성이 떨어져 품질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건강한 동종의 타가 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줄기세포는 분화되지 않은 세포이기에 다양한 조직으로의 분화가 가능하고, 손상된 조직으로 이동해 회복을 돕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세포 손상과 관련된 질환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줄기세포의 주요 기능은 조직재생 기능, 분화 기능, 면역조절 기능, 항염증 기능, 측 분비 기능 등입니다. 비교적 최근부터 측 분비효과(Paracrine effect)를 통해 케모카인, 사이토킨 등의 분비를 촉진해 손상된 장기 및 조직 주위의 미세환경을 개선시켜서 스스로 치유하도록 돕는 치료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와 관련된 연구 및 임상결과는 날로 급증하고 있으며, 뇌졸중과 파킨슨병에서도 유의미한 치료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또한 최근의 연구 흐름은 단순히 배양된 줄기세포를 환자에게 주입하는 것을 넘어서 특수 처리된 줄기세포의 적용이나 사이토카인, 엑소좀 등 세포 간의 신호전달체계를 통제하는 등 보다 정교한 치료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항암제 등의 특수약물을 특정 세포로 전달하는 매개체로 줄기세포에서 분비된 엑소좀을 이용한 연구가 이에 해당합니다.

◇줄기세포치료하려면 검사는 필수

줄기세포치료는 만능은 아닙니다. 또한 같은 질병에서도 각 환자의 특성에 따라 치료효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치료 가능 여부와 적절성, 치료 적기에 대한 판단과 치료 이후의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통한 환자의 전신상태 평가부터 줄기세포 전문센터 내 전담 수의사의 치료 설계와 전문성을 갖춘 각 과별 주치의 관리까지 종합적인 케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진 동물병원에서 줄기세포치료를 받을 때 보다 효과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종양환자에서 줄기세포치료는 종양의 증식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환자에게 종양의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종양지표검사 등을 통해 종양가능성이 낮은 환자에게만 줄기세포치료를 권하고 있습니다.

치료목적으로 제조되는 세포치료물질은 감염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돼야 합니다. 특히 병원 환경은 각종 병원체가 부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병원에서 생산되는 줄기세포는 연구실 환경에서의 줄기세포 생산보다 세심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 독립된 조직처리실을 갖춰 1차 오염을 차단하고, 이후 세포추출 및 배양 작업공간은 ISO 규격에 따른 클린룸 시설에서 생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반려동물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조직처리실. 사진 VIP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반려동물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무균치료실. 사진 VIP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환자에게 주입될 줄기세포가 미생물에 오염됐는지에 대한 안전성 평가는 필수입니다. 또한 추출한 세포가 Δ줄기세포가 맞는지 Δ배양한 줄기세포가 활성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Δ기능적으로 유효한 줄기세포인지를 검사해 유효세포를 선별해야 합니다. 선별과정에서 탈락한 세포는 과감히 폐기하며 건강하고 능력 있는 줄기세포만 치료에 활용돼야 합니다.

과거에는 병원 내에서 현미경을 통해서만 제한적인 세포검사를 진행했지만, 이젠 줄기세포의 기능을 확인하는 연구실 단위의 품질검사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를 통해 검증된 세포만 치료에 활용하여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야말로 반려동물 2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중한 가족 구성원인 반려동물의 무병장수는 가족의 행복과도 직결되는 일일 것입니다. 오늘도 많은 수의사가 어린 강아지, 고양이부터 노령동물까지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줄기세포치료가 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글 VIP동물의료센터 내과‧줄기세포센터 팀장 정소영 수의사 / 정리 최서윤 기자

VIP동물의료센터 내과‧줄기세포센터 팀장 정소영 수의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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