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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진, '동물 실험 윤리 문제' 줄일 인공장기 개발
KIST 연구진, '동물 실험 윤리 문제' 줄일 인공장기 개발
  •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승인 2020.11.1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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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장기 기반 독성평가 기법으로 환경 위해성 평가법 제시
제프라 피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2020.11.13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윤리적 문제를 덜고 화학물질의 환경 독성실험을 할 수 있는 제브라 피시 인공장기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독일 현지법인 KIST 유럽연구소의 김용준 환경안전성연구단장 연구팀이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의 공현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제브라 피시의 간을 모사한 유사 장기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문제의 대두·국제적 규제 강화로 '동물실험 대체 (독성) 실험법'이 과학기술계에서 개발되고 있다.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유사 장기(오가노이드)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기존 환경 독성평가에 자주 쓰이던 제브라 피시는 최근 척추동물로 분류돼 윤리적 문제가 대두됐다.

오가노이드는 동물실험을 대체하면서 환경에 대한 장기적 독성 및 유해성을 평가하는데 이용된다. 제브라 피시를 이용한 분석에서 내분비 장애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하는 데는 비텔로제닌(Vitellogenin·VTG)이라는 물질이 지표로 활용된다. VTG 유해성 평가 기법은 독성학 분야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제브라 피시를 대체하여 시험하기 위해 개발된 제브라 피시 오가노이드는 아직 고농도의 VTG를 생성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배양할 수 없어 실제 독성평가에 사용할 수 없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하이드로젤 계열 지지체를 이용할 경우, 섬유화 현상·재현성의 문제로 독성실험에 적합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공동연구진은 제브라 피시 간세포를 배양하기 위해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iylene glycol, PEG)을 활용해 오가노이드의 뼈대(지지체)를 제작했다. 그 결과 제브라 피시 간세포들이 스스로 결합하고 조립돼 28일 동안 형상을 유지해 장기적으로 배양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배양방식으로 6주 이상 장기적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만성독성 시험용 제브라 피시의 인공 간 오가노이드 개발에 성공했다. 이 인공 간을 활용하면 제브라 피시를 대상으로 직접 시험한 것과 유사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 윤리적 문제가 있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제브라 피시 간세포의 3차원 생체모사 시스템을 활용하면, 내분비 장애 물질이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단시간에 평가할 수 있다.

김용준 단장은 "동물대체시험법 기반 독성평가 관련 기술을 확보해 국내 기술이전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며 "앞으로 다양한 내분비 장애 물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독성 신호체계를 개발해 환경 독성 분야에 새로운 대체 시험법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과제와 KIST 유럽연구소 중점연구과제를 통해 진행됐으며 해당 연구 성과는 환경 과학과 공학(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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