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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공급 과잉인데"…대한수의사회, 부산대 수의대 신설 반대
"수의사 공급 과잉인데"…대한수의사회, 부산대 수의대 신설 반대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11.2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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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거점국립대 중 유일하게 수의학과 부재"
한 축산농가에서 수의사가 구제역 발생 방지를 위해 소에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2018.08.29/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부산대학교의 수의과대학 신설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며 반대 입장을 내놨다.

23일 대한수의사회를 비롯한 전국 17개 시·도지부는 결의문을 통해 "우리나라는 해마다 500여명의 수의사가 배출되는 공급 과잉 상태"라며 "부산대는 수의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수의대 신설 모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지난 20일 부산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질병 연구 등을 위해 산업동물에 특화된 동남권역 수의과학 학문 육성이 절실하다"며 거점국립대 중 부산대만 수의학과가 없다는 점을 들어 수의대 신설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수의사회에 따르면 동물병원의 폐업은 증가하고 있으며 수의사 면허를 취득하고도 타 업종에 종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등 수의사는 공급 과잉 상태다. 동물병원은 사람의 1차 의료기관에 비해 매출이 절반이며, 영업이익률은 의료기관의 절반에 못 미치는 15%로 더욱 낮아 근로시간의 증가 등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수의사회의 주장이다.

수의사회는 "산업동물, 공직 등 특정 분야에서의 수의사 부족은 자가진료 등 진료환경의 문제와 열악한 처우에 기인하고 있다"며 "부산대가 제시한 수생생물·어류질병 전문 수의사 양성도 '수산질병관리사' 면허가 별도로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모르는 제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미 경상대 수의대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60년 이상 수의사 양성에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모두 1개의 수의과대학이 충분히 지역 수의사 양성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며 "사회적 필요성은 없는데 인기학과라는 이유로 신설하겠다는 접근이 거점국립대학교로서의 올바른 자세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나 국회에서도 수의사 수급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수의대 신설을 검토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달라"며 "보다 시급한 것은 기존 수의과대학을 지원해 교육의 내실을 확보하고 동물의료체계 정비 등 수의사가 각 분야에 고르게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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