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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길고양이 갈등…"밥 좀 주자는데"vs"뒤처리도 해야"[펫톡톡]
커지는 길고양이 갈등…"밥 좀 주자는데"vs"뒤처리도 해야"[펫톡톡]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0.11.23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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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주차장 등 고양이 배설물로 인해 갈등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에 부착돼 있는 안내문. 사진 독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불쌍한 길고양이 밥 좀 주겠다는데 왜 이렇게 야박한가."

"밥을 주려면 제 집 앞에 주고 배설물도 치워야 한다."

길고양이 밥을 주는 문제로 캣맘·캣대디와 이웃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서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사람이 늘어나 갈등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에는 "학교 내에 길고양이 밥을 주지 말아 달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해당 안내문에는 "고양이를 위해 사료 및 물을 제공해주시는 마음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학교의 화단, 운동장, 모래장 등에 고양이 배설물로 인해 학생들의 위생이 염려되고 있다"며 고양이 사료와 물을 주지 말아달라고 적혀 있다.

실제 고양이는 포식자에게서 자신의 체취를 감추려는 특성이 있다. 배설물을 모래로 덮기 때문에 학교나 아파트 관리자 등이 청소하기가 더욱 힘들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민원이라도 들어오면 책임은 고스란히 담당자들이 떠안게 되면서 "동물 때문에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지적이다.

초등학교뿐 아니라 주차장, 공원 벤치 등 공용 공간에서 길고양이 밥을 주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특히 차량 밑에 사료를 놓는 행위는 고양이와 사람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양이들이 캣맘들이 밥을 주는 주차장에서 영역 다툼을 하다 차를 긁기도 하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밥을 비닐봉투에 담아 공원 벤치 밑에 두는 등 행위로 쓰레기와 악취가 발생하기도 한다.

차량 밑에 고양이 사료가 놓여져 있다. 차량 밑에 고양이 사료를 두는 행위는 고양이와 사람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 독자 제공 © 뉴스1


차량 밑에 고양이가 사료를 먹고 난 뒤 통이 그대로 놓여져 있다. 사진 독자 제공 © 뉴스1

이 때문에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밥을 줄 거면 캣맘 집에 데려가서 주든가 배설물도 깨끗이 치워야 한다" "고양이가 스스로 먹이를 사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밥 주는 문제를 지적하면 고양이 혐오한다고 몰아버리니 무서워서 말을 할 수가 없다" 등으로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캣맘들은 "영역동물이라서 한 자리에 밥을 줘야 한다" "길에서 사는 생명이자 이웃인데 너무 야박하다"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기회인데 밥 주는 것을 막지 마라" "사료 주고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치웠다" 등으로 맞선다.

결국은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은 뒤처리를 잘하고,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영역동물이라고 해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자리에만 사는 것은 아니다. 길고양이도 집에 데려가서 키우지 않나"라며 "아무데서나 밥을 주면 고양이도 위험할 수 있다. 남의 집 앞이나 주차장이 아닌 곳에 급식소를 추가로 만들어서 그곳에서만 밥을 주고 밥을 준 사람들이 뒤처리까지 하면 갈등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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