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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사람들 때문에" 10억 몸값 '짱아오' 살인견 됐다
"무책임한 사람들 때문에" 10억 몸값 '짱아오' 살인견 됐다
  •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12.17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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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 마리 유기 추정…주민 매월 180명씩 물려 사망
티베트의 명견 티베탄 마스티프(짱아오)의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티베트의 명견 티베탄 마스티프(짱아오)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한때 1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도 짱아오를 키우려는 부자들이 중국에 넘쳐났지만, '짱아오 열풍'이 사그라들며 많은 개들이 버려졌다. 이 가운데 수천 마리는 티베트 고원을 배회하면서 야생동물과 인간을 공격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특히 중국 북서부 칭하이 지역에서는 짱아오 여러 마리가 눈표범을 공격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눈표범이 사냥한 티베트푸른양을 노리는 개들이었다. 결국 눈표범은 먹이를 포기하고 개들을 피해 떠났다.

이 지역의 눈표범 보호단체 관계자는 짱아오들이 생태계 먹이사슬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짱아오를 연구해온 베이징대 생명과학대학 류밍위 연구원은 칭하이 지역에 16만마리의 유기견이 있으며 그 중 97%가 짱아오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짱아오에 위협받고 있는 눈표범의 경우 중국 내 개체수가 20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종이다.

인근 지역 주민들도 공격받고 있다는 게 문제다. 티베트자치구는 짱아오의 공격으로 인해 사망하는 주민들의 숫자가 월평균 18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짱아오는 약 10억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품종이었고, 이 때문에 짱아오 사육장이 급증했다. 하지만 과잉공급으로 인해 값은 200만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티베트인들은 불교 교리 때문에 동물의 안락사를 반대하고 있다.

SCMP는 일부 자원봉사자들과 승려들이 유기된 짱아오들의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 먹이를 주고, 부상당한 동물들을 치료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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