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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때문에 동물 버린다는 건 오해"…수의사회장 얘기 들어보니
"진료비 때문에 동물 버린다는 건 오해"…수의사회장 얘기 들어보니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최은지 인턴기자
  • 승인 2021.03.16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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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피플]동물 자가진료 위험성 경고한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이 경기 성남시 수의과학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최은지 인턴기자 = "비싼 진료비 때문에 동물들이 많이 버려진다고요? 그건 오해입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이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허 회장은 "유기(유실)동물보호소에 가보면 나이가 많고 아픈 개, 고양이는 별로 없다. 오히려 나이가 어리고 건강한 개, 고양이가 훨씬 많다"며 "이는 동물의 습성을 모르고 덥석 데려왔다가 행동 문제로 버리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이지, 진료비 때문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1948년 대한수의사회 설립 이후 회원들이 직접 뽑은 첫 직선제 회장이다. 지난해 3월 2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해 취임 1년이 됐다. 허 회장은 "임기(3년) 중 수의사, 보호자와 소통하면서 잘못 알려진 내용은 바로잡고 잘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진료비는 OECD 중 최저…부가세 등 철폐해야"

사실 수의사와 보호자는 동물의 행복한 삶을 위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함께 가야하는 존재다. 수의사는 전문가로서 아낌없는 조언을 하고, 보호자는 조언을 듣고 동물을 건강하게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개, 고양이를 가족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반려동물 전문병원이 많아지면서 진료비를 놓고 양측의 갈등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진료비가 비싸다"고 하고 동물병원 수의사들은 "비싸지 않다"며 맞서고 있다.

안타깝게도 동물 진료비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에 허 회장은 수의사와 보호자들 사이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동물병원 진료비' 현안에 적극 대처하는 것을 올해 중점사업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보호자들의 오해 중 하나는 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싸서 유기견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인천시수의사회장을 지낼 때 동물보호소를 했는데 그때도 버려지는 동물들의 70%는 생후 1~5세 나이로 대부분 건강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료비 때문이면 보호소에 늙고 아픈 동물들만 있어야 한다. 진료비가 비싸면 동물단체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며 "외국에서는 동물들이 아프면 바로 안락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정이 많기 때문에 동물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치료를 한다. 따라서 동물진료비가 비싸서 아픈 동물을 버린다고 하는 것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료비만 놓고 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 최저다. 다른 여러 환경 때문에 병원비가 상승하기도 한다"며 "또 진료항목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병원마다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물은 사람과 달리 공적 보험이 없고 진료비에 10%의 부가세가 붙는다. 동물약이 많지 않아서 사람약을 주로 쓰는데 약국에서 비싸게 주고 사야하는 고충도 있다"며 "동물병원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2종근린시설에만 개원할 수 있게 한 건축법도 개정돼야 진료비 가격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동물 자가진료하다 다치거나 죽어…사람도 위험"

대한수의사회 설립 이후 첫 직선제 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역대 어느 회장보다 소통을 많이 하는 것으로 소문났다.

허 회장은 정적이던 기존 사무처를 발전시켰다. 사무총장 직제 하에 국을 나누고 구성원들이 현안에 적극 대응하도록 했다. 수의사 뿐 아니라 보호자와의 소통을 위해 언론에도 자신들의 활동을 많이 알렸다.

그중 하나가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개정과 관련해 필요성을 적극 알린 것이다. 이 규정은 개 4종 종합백신, 고양이 3종 종합백신, 이버멕틴 성분 심장사상충 예방약 등을 수의사가 처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시행된다.

수의사법상 반려동물은 자가진료를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약국에서 백신 등 판매에 제한이 없다보니 직접 주사약을 사서 개, 고양이에게 투약하는 일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동물들이 다치거나 죽기도 한다.

허 회장은 "보호자들이 수의사 진단 없이 약을 구매해서 쓰다 보니 동물들이 항생제 오남용으로 내성이 생기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며 "집에서 동물들에게 주사를 놓다가 약의 용량이 맞지 않아 쇼크가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명 '강아지, 고양이 공장'에서 한쪽 구석에 약을 쌓아놓고 쓰거나 소, 돼지한테 쓰는 약을 개, 고양이한테 쓰다 문제가 생겨서 동물병원에 오기도 한다"며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늦어서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은 약들은 의료폐기물로 처리해야 해야 하는데 쓰레기통에 그냥 버려서 토양이 오염되기도 한다"며 "오염된 토양은 사람에게 노출이 되니 결국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수의사 없어지면 전 세계 혼란…역할 잘 알리겠다"

허주형 회장은 수의사들이 하는 일에 대해 널리 알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수의사들이 일상생활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금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강아지, 고양이 수의사를 많이 떠올리는데 알고 보면 수의사들이 하는 일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소, 돼지, 닭 등 농장동물도 수의사와 뗄 수 없다"며 "지난해 돼지열병이 발병했을 때 연천군을 방문해 지자체, 피해 농장과 대화하면서 너무 많은 동물들이 살처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전에는 살처분이 시·군단위였지만 수의사회 등이 계속 건의한 결과 지금은 전염병 발생 농가에서 1~3㎞로 축소된 결과도 낳았다.

그는 "수의사들이 동물병원 외에 국가 방역, 검역, 고기와 같은 식품 위생 등의 업무도 한다"며 "야생동물은 물론 곤충 질병도 수의사의 영역이다. 작년에 벌질병특별위원회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이자에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도 그리스 수의사들이 만든 것"이라며 "수의사 직업이 없어지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수의사들이 국가 방역을 포함해 굉장히 중요한 일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우는 받지 못하고 있다"며 "임기 동안 수의사들에 대한 인식도 향상시키고 보호자들과도 소통하면서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프로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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