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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천안시 위탁 유기견 200여마리 어디로
갈 곳 없는 천안시 위탁 유기견 200여마리 어디로
  • (천안=뉴스1) 김아영 기자
  • 승인 2021.03.19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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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보호소 임대기간 지나 8월이면 비워야
"단기간 내 입양 불가능…근본 대책 필요"
천안 유기견 보호소 내 유기견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천안=뉴스1) 김아영 기자 = 충남 천안시가 위탁 운영중인 유기견 보호소 내 유기견 200여 마리가 갈 곳을 잃을 처지에 놓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임대기간이 만료된 유기견 보호소를 새로운 업체가 맡게 되면서 기존 유기견을 인수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19일 천안시와 유기견보호소 봉사자들에 따르면 목천면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소는 시가 지난 2019년부터 3월 말까지 2년 간 위탁 운영해 오고 있다.

유기동물보호소 임대기간 만료일이 다가오자 천안시는 지난 1월 새로운 위탁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신규 업체는 '기존 유기견은 인수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유기견 200여마리가 갈 곳을 잃자 천안시는 임시방편으로 기존 업체와 임대기간을 오는 8월 말까지 5개월간 연장했다

지난 1월 박상돈 천안시장은 유기견보호소 현장 점검을 하면서 "유기견을 안락사 시키지 않고 가정으로 입양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단기간 내 수백마리의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근본적 대책이 시급하다.

위탁을 맡은 유기견 보호소 봉사자들은 단기간 내 입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은 모은다.

봉사자 A씨는 "안락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5개월 연장으로 수백마리의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는 입양되지 못한 유기견을 새롭게 지어지는 시 직영동물보호센터로 데리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그 곳에 수용할 수 있는 유기견은 150마리 정도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업체에서 관리하고 있는 유기견도 100마리 정도인데 그러면 현재 250마리 중 200마리 넘게 입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봉사자 B씨도 "시는 입양을 장려하고 있지만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의 품종과 나이, 특성 등이 적히 이름표 조차 제대로 없다"며 "유기견을 병원에 데려가거나 산책 시키고, 입양을 위한 사진 찍는 일 등 다 봉사자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장사상충 등 질병 관리를 하는 일들도 봉사자들이 하고 있다"며 "시는 심장사상충 키트와 약품을 지원하고 수의사를 고용하려고 했으나 나서는 수의사가 없어 봉사자들이 자비로 수소문해 수의사를 찾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위탁이 아닌 직영 동물보호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그 때까지 남은 유기견들을 모두 입양보낼 수 있도록 하고, 그래도 남을 경우 직영 센터로 데리고 갈 수 있도록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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