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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문 셰퍼드 안락사…강형욱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할머니 문 셰퍼드 안락사…강형욱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1.03.23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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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협회에서 입양…사고 후 파양
외국서는 개가 사람 물면 보호자 징역
사진 '개는 훌륭하다' 방송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최근 80대 할머니를 물어 논란이 된 셰퍼드 종의 개가 결국 안락사됐다. 개 물림 사고와 관련해 강형욱 훈련사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개를 방치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KBS 2TV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는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사고 개물림' 특집을 방송했다. 지난 주 가평 개물림 사고 피해자의 인터뷰를 공개한 제작팀은 이날 셰퍼드에게 물린 80대 피해자 가족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피해자 가족에 따르면 최근 익숙한 길로 귀가하던 80대 할머니는 갑자기 튀어나온 셰퍼드에게 물려 중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셰퍼드는 할머니의 팔을 물고 10m를 끌고 갔고 몸무게가 70㎏이 넘었던 할머니는 넘어져 팔이 골절됐다.

응급실로 실려 간 할머니는 양쪽 팔과 다리,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할머니는 당시 개에게 물린 상처가 심하게 오염돼 소독과 봉합을 번갈아가며 9번의 수술을 받았다.

할머니를 공격한 셰퍼드는 가해견주가 동물보호협회에서 입양한 개다. 사건 직후 견주는 할머니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셰퍼드는 파양을 했다.

강 훈련사는 "그곳(협회)에서 왜 입양 보냈는지 따져 묻고 싶었다"며 "셰퍼드의 공격적 성향을 파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셰퍼드는 용기와 충성심, 책임감과 보호 본능이 강한 습성이 있다. 군견, 경찰견 등 사역견으로 알려진 견종이다. 개체마다 차이가 있어서 순한 셰퍼드들이 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대형견이라 힘이 세기 때문에 주인이 아닌 타인이나 다른 동물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형견을 입양 보낼 때는 주의를 해야 한다. 특히 새끼 강아지 때 사회화가 되지 않은 개체라면 입양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보호소에서는 입양 보내려는 가정의 환경만 고려해 입양을 보내기 일쑤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동물의 습성을 파악하고 행동 교육을 해야 파양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셰퍼드를 입양 보낸 협회 관계자는 "그 개가 보호소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공격성을 보였으면 입양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락사 직전 셰퍼드를 마지막으로 본 강 훈련사는 "셰퍼드가 그곳(입양 가정)이 너무 좋았나 보다"며 "그곳을 지키고 싶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진 '개는 훌륭하다' 방송 갈무리 © 뉴스1

한편 미국 등 외국에서는 사람을 문 개를 안락사하거나 견주에게 징역형이 가해진다.

이날 방송에서 권혁호 수의사는 "대부분의 미국 반려인들은 개물림 사건이 일어나면 개의 문제라기보다 보호자의 문제라고 인식한다"며 "미국에서는 2020년부터 사람을 무는 개는 10일간 압류조치를 해 관찰하는 법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10일 이내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하고 동안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법적 절차에 따라 처분이 된다"며 "인명사고를 내거나 공격 전략이 2회 이상인 경우 '위험한 개'로 판단해 안락사한다"고 말했다.

손서영 수의사도 영국에서 개가 사람을 물어 상해를 입히면 가해견 보호자는 최대 5년 징역형에 처해진다고 밝혔다.

손 수의사는 "개가 사람을 물어 사망하면 최대 14년형까지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또한 개가 위험할 정도로 통제에서 벗어날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무제한 벌금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준훈 변호사는 국내법에 대해 소개했다. 송 변호사는 "현행 동물보호법상으로는 보호조치 중인 동물에 한해 사람 또는 다른 동물에게 위해를 끼칠 우려가 매우 높은 것으로 수의사가 진단한 경우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022년까지 사람을 물거나 위험한 반려견의 공격성을 평가해 안전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진 '개는 훌륭하다' 방송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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