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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로 입 칭칭 감긴 채 발견된 강아지…"동물학대 좀 그만"
고무줄로 입 칭칭 감긴 채 발견된 강아지…"동물학대 좀 그만"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최은지 인턴기자
  • 승인 2021.06.18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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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서 피 흘린 채 발견…치료 후 새 가족 기다려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최은지 인턴기자 = 고무줄로 입이 칭칭 감긴 채 발견된 강아지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며 동물학대를 강력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동물구조119(대표 임영기)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강서구의 한 화단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비숑 프리제 종의 강아지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입이 고무줄로 묶여 있고 피가 통하지 않아 피부가 상당 부분 괴사된 상황이었다.

이를 본 한 주민은 인근 동물병원으로 강아지를 데려갔고 수의사가 2차례 수술하고 치료하면서 건강을 되찾았다.

고무줄에 입이 칭칭 감긴 상태로 버려진 강아지 (둔촌동물병원 제공) © 뉴스1

강아지를 수술해준 윤형선 둔촌동물병원장은 "당시 입 주위가 고무줄로 묶여 있어서 완전히 부은 상태였다. 고개도 옆으로 기울고 뒷다리도 불편했다"며 "동물병원을 하면서 동물학대 당한 강아지, 고양이를 많이 본다. 상태가 좋지 않아 죽기도 하는데 이 강아지는 수술하고 치료 받으면서 많이 건강해졌다. 살고자 하는 의지도 강했고 성격도 좋았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아픈 유기견, 길고양이들이 오면 치료도 해주고 도와주고 있는데 보고 있으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일부 보호자들은 동물을 장난감처럼 생각하고 짖어서 민원이 들어가면 스트레스를 개한테 푸는 경우도 있다. 동물들은 잘못이 없다. 학대 받아 병원에 오는 동물들이 없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무줄로 입이 묶인 채 발견됐지만 병원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은 강아지 (동물구조119 제공) © 뉴스1

고무줄로 입이 묶여 있던 강아지는 동물메디컬센터W에서 추가 치료를 받았다. 이후 동물구조119 입양센터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강아지는 끔찍한 학대를 겪었지만 사람을 여전히 잘 따르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해인 센터 간사는 "동물을 학대해도 처벌을 받지 않거나 벌금 정도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다 보니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라며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서 동물을 학대하면 벌금이 아닌 징역형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등을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동물 학대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그는 또 "길고양이를 학대해서 사진을 올린 N번방 사건만 봐도 동물학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청소년들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생명 존중 교육이 필요하다"며 "동물들을 너무 쉽게 키우지 못하도록 하고, 동물학대 전력이 있는 사람도 다시는 동물을 소유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무줄로 입이 묶인 채 발견됐지만 병원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은 강아지. 16일 동물구조119 입양센터에서 활발하게 지내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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