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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돕다 아파서 은퇴한 특수목적견들, 병원비 지원은 당연"
"사람들 돕다 아파서 은퇴한 특수목적견들, 병원비 지원은 당연"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1.07.14 0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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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피플]특수목적견 지원 나선 김효금 고양시의원
김효금 고양시의원이 최근 개스타하우스에서 특수목적견 지원 조례안과 관련해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고양시의회는 지난달 23일 전국 최초로 '은퇴 특수목적견 입양자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조례안에는 은퇴한 특수목적견 입양자에게 예산의 범위에서 예방접종비 및 치료비, 장제비(장례 보조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사람은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김효금 고양시의원. 김 의원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국회나 정부도 하지 못한 일을 지방의회에서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특수목적견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특수목적견에 대한 존재는 익히 알고 있었어요. 폭발물 탐지, 마약 탐지, 실종자 수색, 장애인 보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으니까요. 일하면서 고생 많이 했는데 은퇴 후 남은 생을 편안하게 보내라고 조례안을 발의했죠."

공익을 목적으로 강아지 때부터 육성·훈련되고 일정한 자격을 부여받아 인명구조 등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목적견들. 주로 셰퍼드, 말리노이즈, 스패니얼, 비글 종의 개들이 각종 현장에서 활약한다.

목적견들은 나이가 들거나 다리 부상 등을 입게 되면 은퇴를 한다. 과거에는 개들을 안락사한 시절도 있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개들을 입양하는 가정도 생겨났다.

김효금 고양시의원이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다. (본인 제공) © 뉴스1

문제는 양육비. 입양자들은 좋은 마음으로 개들을 데려가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전무하다. 사료도 한국마즈와 한국애견협회가 개별 기부해주는 것이 전부다. 병원비 지원은 생각할 수도 없다.

혹자는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입양자가 원해서 데려간 것이니 본인이 부담하는 게 맞다"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은퇴한 목적견들 중에는 아픈 개들이 많다. 아프면 병원비도 많이 나오고 오래 살지도 못하다 보니 사람들은 입양을 꺼리게 된다. 결국 목적견들은 사람들을 위해 고생만 하다 생을 마감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은퇴한 목적견들을 위한 최소한의 병원비 지원 등을 통해 입양 장려 문화를 만들기로 했다. 그는 "목적견들은 이미 아파서 오는 경우가 많아서 입양자들이 느끼는 병원비, 장례비 등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중대형견이다 보니 소형견보다 병원비도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목적견들이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마지막에 안락사를 당해 외롭게 생을 마감했다"며 "지금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목적견들도 주목 받고 있다. 이제는 목적견들이 마지막을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입양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례안에는 목적견 입양자의 의무도 담았다. 최근 반려견 양육 전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과 같이 목적견 또한 입양자의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순 동정심만으로 입양했다가 파양하거나 마당에 묶어두고 방치 또는 금전 거래 후 소유권 이전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김 의원은 "조례안에 목적견을 입양하는 사람에 대한 교육 등 내용을 삽입했다"며 "일반 반려견들도 키우는 것이 쉽지 않아서 입양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장애가 있는 개들을 보살피는 일은 더욱 힘들기 때문에 교육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의족, 휠체어, 처방식 사료 등도 지원받을 수 있는 정책을 만들 것"이라며 "특수목적견들이 남은 생이라도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동물복지와 생명존중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효금 고양시의원의 의정활동 모습 (본인 제공) © 뉴스1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개들의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한 '마당개, 떠돌이개 중성화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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