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9-28 10:33 (화)
"처방식 사료 함부로 먹이면 안 돼…외국처럼 올바른 급여방법 필요"
"처방식 사료 함부로 먹이면 안 돼…외국처럼 올바른 급여방법 필요"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1.07.19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펫피플] 최영민 수의사가 말하는 질환관리 영양공급 방법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이 동물병원에서 강아지를 진료하고 있다. 자료사진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반려동물이 정말 가족이라면 아무거나 먹일 수 있을까요? 특히 신장 등이 아픈 강아지, 고양이를 위한 처방식(질환관리) 사료는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 후 신중하게 급여해야 합니다."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은 지난 18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동물복지를 향상시키고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오래 유지하려면 올바른 영양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 동물전문 프로그램에 20년 이상 출연하며 국내 수의사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최영민 회장. 수의학과 반려동물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는 반려동물 선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방문해 수의학 분야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도 쌓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1500만명이다. 강아지, 고양이를 가족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동물을 이제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보고 민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정말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생명'이라는 인식과 함께 '올바른 영양공급'이 중요하다는 최 회장. '치료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그가 강조하는 올바른 영양공급이란 어떤 것일까.

◇ "미국 등 반려동물 사료 가이드라인 있어…국내는 없어"

사람보다 체구가 몇 배 이상 작은 반려동물에게는 미량의 영양성분 변화가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의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정확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보호자들이 이를 간과한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당뇨나 투석 환자의 경우 건강관리를 위해 의사가 식단을 조절해준다"며 "같은 선상에서 보면 건강이 좋지 않은 반려동물이 먹는 질환전문사료는 수의사의 모니터링 하에 신중하게 급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의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질환전문사료를 추천 및 처방해서는 안 된다"며 "아픈 것을 감추고 잘 표현하지도 못하는 반려동물들을 위해 외국처럼 질환전문사료에 대한 법적인 보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에는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제도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사료관리법은 농장동물과 반려동물 구분조차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펫푸드산업연방(FEDIAF)에서는 업계가 주축이 돼 연구기관과 함께 반려동물을 위한 영양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유럽연합(EU)에서 채택해 각국 정부에서 규제 및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에서는 양축용 사료협회 및 펫푸드협회, 각종 연구기관의 자문을 받아 주정부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 국내 사료관리법에서는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 반려동물 먹거리의 수준 향상과 동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국내에서도 유럽펫푸드산업연방과 미국사료관리협회 등 글로벌 스탠다드 가이드라인을 적극 채택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고유의 펫 문화와 유병률 등을 고려해 펫푸드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려면 수의학계와 펫푸드 산업 간의 활발한 교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에는 '질환관리사료'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존재한다. 어떤 질환에 어떤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고 어떤 영양소를 제한해야 하는지 가이드에 따라 수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사료를 급여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최 회장은 "만성 신부전이 있는 고양이의 경우 대사 기능 손상에 대한 특정 영양소를 제한해야 한다"며 "EU의 질환관리사료 가이드라인인 특수목적영양사료(PARNUTS)에는 인 함량을 낮추면 만성 신장병 질환을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 맞는 질환관리사료를 먹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반려견이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다면 피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지방산(EFA)인 리놀레산(LA), 오메가-3 지방산(EPA)과 DHA를 함유된 질환관리사료를 먹일 수 있다"며 "이같이 질환관리사료는 반려동물의 생명 연장에 기여하고 있고 동물복지를 향상시키는 필수 제품이기 때문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 및 규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료 먹는 강아지들.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 "질환관리사료 잘못 급여하면 독…정기검진으로 건강 챙겨야"

최영민 회장은 질환관리사료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제대로 진단 받지 않고 먹이는 것을 경계했다. 특히 어린 반려동물에게 질환관리사료를 먹일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수 목적에 맞게 출시된 질환관리사료에는 성장기 동물들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식이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되는 5개월령 올드 잉글리시 쉽독 종의 강아지가 병원에 왔다. 상담해보니 보호자가 수의사의 상담 없이 온라인에서 구입한 성견용 저알레르기 사료를 먹였다고 하더라"며 "성장기에 있는 어린 반려견에게 해당 사료를 급여할 경우 골관절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곧바로 급여 중단을 권장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만약 반려견이 설사를 한다면 소화기에 문제가 생겼는지, 식이 알레르기 때문인지는 수의사가 진단을 해야 알 수 있다. 하지만 보호자가 임의로 판단해 질환관리사료를 먹이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반려동물이 만성 설사를 하는 경우 보호자는 소화기 질환관리사료(높은 소화 흡수율)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설사가 식이 알레르기로 인한 경우라면 오히려 가수분해 사료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전문가의 판단이 아닌 자체 진단에 근거한 질환관리사료 사용은 반려동물에게 해로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의사의 관리 하에 급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바른 영양공급은 반려동물의 수명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수명 연장에는 수의학의 발달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보호자들도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와 건강 상태에 따른 영양을 공급하도록 노력해야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는 "반려견의 생후 1년 동안 성장기에는 면역력 강화를 위한 황산화 복합물, 튼튼한 뼈 성장을 위한 칼슘과 인, 소화기능을 돕는 LIP 단백질과 프리바이오틱스 등 필수영양소가 필요하다"며 "반면 8세가 넘어 노령견이 되면 건강관리를 위해 EPA와 DHA를 보충해야 하고 씹고 먹기 편하도록 설계된 사료를 급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올바른 영양공급과 함께 질병의 조기 발견을 위한 건강검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질병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을 통해 반려동물을 건강하게 오래 키울 수 있다"며 "생애주기별 영양공급과 함께 정기 건강검진은 질병을 조기 발견하게 함으로써 빠른 대처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들은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통해서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 최고의 생활 속 복지를 제공해 달라"며 "또한 반려동물이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보호자 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반려동물 친화 환경 조성이나 반려동물 영양, 질환관리사료 가이드라인을 국내 도입하는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서울시수의사회와 한국동물병원협회(회장 이병렬)는 오는 22일 온라인 라이브 토크쇼인 '반려동물 건강 토크콘서트'를 공동 개최한다. 한재웅 윤홍준 박순석 등 스타 수의사들과 함께 강연에 나서는 최영민 회장은 강아지, 고양이 보호자들에게 생활 속 복지와 글로벌 동물복지 5원칙을 기반으로 한 실천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동물복지 5원칙은 Δ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의 자유 Δ환경이나 신체적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Δ고통, 질병 또는 상해로부터의 자유 Δ정상적인 습성을 표현할 자유 Δ두려움과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를 말한다.

또한 행사 이후 사전 등록자 인원수, SNS 홍보 콘텐츠 숫자, 실시간 시청자 인원수를 합산해 글로벌 펫사료 브랜드인 로얄캐닌과 함께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나비야 사랑해 등 동물보호단체에 사료를 기부할 예정이다.

한국동물병원협회와 서울시수의사회가 온라인 토크쇼인 '반려동물 건강 토크콘서트'를 오는 22일 개최한다. © 뉴스1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개들의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한 '마당개, 떠돌이개 중성화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