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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우리 푸바오 폭풍성장 했죠?"…'판다할배'가 들려주는 육아 1년
[영상] "우리 푸바오 폭풍성장 했죠?"…'판다할배'가 들려주는 육아 1년
  •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정윤경 기자
  • 승인 2021.08.2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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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 인터뷰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정윤경 기자 = 지난해 7월20일,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은 아기 판다 탄생으로 들썩였습니다. 몸무게 197g, 몸길이 16.5㎝. 이 작은 생명체가 태어나자 그 누구보다 사육사들은 환호했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판다 1호였기 때문입니다.



아기 판다의 이름은 푸바오(福寶). '행복을 주는 보물'이란 뜻입니다. 그 이름대로 푸바오는 에버랜드의 명물이 됐습니다. 푸바오가 나왔다 하면 유튜브 영상 조회 수는 폭발합니다.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다" "이모 심장 녹는다"와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립니다.


푸바오는 지난해 7월 몸무게 197g, 몸길이 16.5㎝로 태어났다. (사진제공=에버랜드) © 뉴스1






푸바오가 태어난 지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지금은 몸무게가 44.9㎏으로, 그새 폭풍성장을 했습니다. 푸바오가 무럭무럭 자란 데에는 사육사들의 정성 어린 노력이 있었습니다.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강철원(52) 사육사입니다. 34년간 80여 종의 동물들과 동고동락해온 베테랑이죠.

지난 26일 '판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 사육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푸바오의 탄생과 백일, 돌잔치를 함께했죠. 그 시간을 차곡차곡 담아 최근엔 포토에세이 '아기 판다 푸바오'도 냈습니다. 그에게 생생한 '푸바오 육아기'를 들어봤습니다.

지난 26일 만난 강철원 사육사는 훌쩍 자란 푸바오를 보면 "기특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진다"고 했다.(사진제공=에버랜드)© 뉴스1



◇ 폭풍성장한 아기 판다…푸바오 엄마는 '독박육아'


-그야말로 폭풍성장을 했습니다. 1년 새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푸바오가 태어난 지 오늘로 402일이 됐어요. 체중이 44.9㎏이니 250배 이상 성장을 했네요. 지금까지 잘 자라줬는데,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어요. 대나무를 먹고, 엄마로부터 독립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제가 건강하게 돌봐야죠.



강 사육사에 따르면 판다들은 생후 1년 반에서 2년 정도가 되면 엄마로부터 독립한다. 그는 "푸바오는 2020년 7월에 태어났으니 독립하는 시기를 2022년까지 보고 있다"고 했다.

-푸바오가 이제 대나무에 맛을 들였는지요?
▶대나무를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어요. 대나무 먹는 단계를 저는 3단계로 구분하는데, 1단계는 엄마를 따라서 대나무 냄새를 맡고 씹어 보는 정도입니다. 2단계에선 대나무를 씹어서 삼키고 소화를 시키지요. 그러나 대나무를 완벽하게 소화하진 못하고요. 3단계가 되면 엄마·아빠처럼 대나무를 먹고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푸바오는 지금 2단계 정도로 보면 되고요.









'아기 판다' 푸바오는 1년 새 폭풍성장 했다. 이제는 엄마 젖 떼고 대나무 맛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사진제공=에버랜드)© 뉴스1




-푸바오의 하루는 어떤가요?
▶제가 보기에 굉장히 다채로워진 것 같아요. 활동 시간이 많아졌어요. 왜냐하면 우선 엄마(아이바오)가 활동을 많이 해요. 아이바오가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푸바오에게 가서 15분~25분 정도 놀아줘요. 푸바오도 엄마가 깨우니까 일어나서 엄마와 알콩달콩 장난을 치죠. 그런데 이 장난이 사람들 보기엔 거의 격투기 수준이에요(웃음). 또 판다는 야행성이라, 푸바오도 밤에 두 차례 정도 일어나 대나무 먹고 활동을 해요. 잠은 하루에 15시간~17시간 자는 것 같아요.

-푸바오가 엄마하고만 지내던데, 아빠(러바오)는 육아에 참여하지 않나요?
▶판다의 습성이 아빠는 육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아요. 암컷과 수컷이 만나 짝짓기를 하는 시기가 끝나면 수컷은 바로 떠나버리죠. 엄마 혼자서 출산과 육아를 다 담당해요. 거의 '독박 육아'라고 하죠(웃음). 관람객분들이 러바오를 '나쁜 아빠'라고 표현하시는데, 동물들 입장에서 습성을 이해해주시고 바라봐주시면 좋겠어요.

◇ "사랑스러움의 집약체"…푸바오 할아버지의 '손녀 사랑'

-푸바오가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요?
▶원래 판다라는 동물이 참 귀엽고 앙증맞게 생겼잖아요. 그런 데다가 푸바오는 사랑받을 만한 조건을 다 갖춘 것 같아요. 제가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봤을 때 '판다가 저렇게 예쁠 수 있구나' 싶었죠. 판다 얼굴이 동글동글하면 미남형인데, 러바오 얼굴형이 그랬거든요. 푸바오는 엄마·아빠의 예쁜 모습을 물려받은, '사랑스러움의 집약체'예요. 또 하는 행동이 앙증맞고 호기심도 많죠. 표정도 예쁘고요. 제가 푸바오 자랑을 너무 많이 하나요?(웃음)

"놀아주세요." 강철원 사육사 다리에 매달린 푸바오. 이 모습이 담긴 유튜브 영상은 '푸덕'(푸바오 덕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뉴스1


-사육사님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푸바오 영상은 올린 지 8개월 만에 조회 수 1224만 회(8월26일 기준)를 찍었습니다.
▶푸바오와 추억 중에서 가장 즐거운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 순간도 포함할 것 같아요. 푸바오가 태어난 지 100일쯤 됐을 때예요. 놀아달라고 제 다리를 끌어안은 촉감이 무척 좋았어요. 꼭 손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워 아장아장 걸어와서는 할아버지한테 안기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아주 포근했어요. 말로는 다 표현을 못 할 것 같네요. 부러우시죠?(웃음)

그러면서 강 사육사는 "판다는 나무를 끌어안고 올라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끌어안는 걸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 쉽지 않았던 '판다 육아'…나에게 푸바오란?

-푸바오와 소통이 된다면 뭘 물어보고 싶나요?
▶대화할 수 있다면 '어디 아파?' '어디가 안 좋니?' '왜 오늘 안 먹니?'라고 물어보고 싶어요. 야생동물은 위험성이 있어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몸에 나타난 이상증세를 좀 멀리서 보고 판단을 해야 하죠. 만약 푸바오나 동물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고 빨리 조처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사육사로서 희망사항이죠.

-4년 전 뉴스1과 인터뷰에서 "아기 판다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소원을 이뤘습니다. 앞으로 소원은?
▶판다 할아버지가 되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짝짓기가 잘 될까, 아이바오가 정말 임신이 됐을까, 판다는 초기 생존율이 낮은데 푸바오가 건강하게 자랄까.' 단계별로 마음을 많이 썼지요. 이제 푸바오가 대나무를 먹는 게 마지막 단계이자 큰 이슈예요. 딱딱하고 거친 대나무를 먹고 소화를 잘 시켜 '완벽한 판다'되는 과정도 쉽지 않지요. 그때까지 푸바오를 잘 관리하고 돌보고 싶습니다.

-사육사님에게 푸바오란?
▶저에게 푸바오란 곧 행복인 것 같아요. 푸바오뿐만 아니라 제가 34년 동안 겪었던 많은 동물이 제겐 행복이었어요. 나중에 동물원을 떠나거나 퇴직을 하게 된다고 해도 그동안 동물들이 제게 주었던 행복과 추억은 저를 살아가게 하는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푸바오는 제 마음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겠죠.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을 가진 푸바오는 그 이름대로 강 사육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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