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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캣맘'이 이웃 갈등 줄이려 한 행동은…"변 치우고 대화"
'베테랑 캣맘'이 이웃 갈등 줄이려 한 행동은…"변 치우고 대화"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1.08.29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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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 비대면 강의서 조언
유주연 나비야 사랑해 대표가 27일 초보 캣맘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여년 경력의 베테랑 캣맘이 초보 캣맘들에게 "이웃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길고양이(동네고양이) 밥자리는 물론 배설물도 잘 치우고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대표 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 유주연 대표는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캣맘 등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온라인 강의에서 주변 민원 해소 방안에 대해 "내가 하는 방법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동안 경험상 결국은 내가 치우면서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가장 잘 통하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한번은 길고양이를 포획 후 중성화 수술을 하고 방사(TNR)하기 위해 빌라 인근에서 고양이 밥을 주고 있었다"며 "그런데 이를 본 한 주민이 '왜 밥을 주냐. 고양이가 자꾸 마당에 변을 본다'며 불편해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분한테 '고양이 밥을 주는 이유는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 드리고 한동안 빌라 마당을 찾아 계속 청소를 했다"며 "나중엔 (진심이 통했는지) 그만 하라고 하더라"고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고양이 밥 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과 처음엔 싸워도 보고 강하게도 말해 봤지만 결국 그 화풀이가 고양이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반대로 생각해 보면 고양이 울음소리에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고 외출할 때 집 앞에서 변을 밟을 수도 있으니 상대도 이해는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꾸 부딪히려 하지 말고 고양이 밥자리를 눈에 안 띄는 곳에 옮겨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고양이의 존재만으로 쥐가 없다는 얘기도 하고 밥자리를 잘 정리하면 사람들이 민원을 넣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고양이 사료를 길에 방치하면 개미와 파리 등이 들끓는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사료 관리와 관련해서는 "더운 여름에는 밥에 개미도 많고 세균을 옮기는 파리도 들끓는다. 밥(습식, 캔참치 등)이 상할 수도 있어서 고양이의 위생에도 정말 좋지 않다"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하루에 2~3번 밥그릇과 물그릇을 갈아주고 청결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밥을 줬다면 뒤처리도 해줘야 한다. 고양이들은 내가 주는 밥을 먹지만 누구도 청소를 대신해주진 않는다"며 "고양이와 공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웃 주민과 관계를 좋게 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타협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주연 대표는 다만 단순히 고양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고의로 괴롭히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는 법적 조치를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한 캣맘이 '일부러 고양이 급식소 앞에서 진돗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이 있다'고 하소연하자 "의도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은 법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며 "명백한 동물학대니까 증거를 모아서 경찰에 신고하라. 공존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개를 키우면서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개가 친구가 아니듯이 중대형견 뿐 아니라 소형견이라고 해도 고양이의 의사에 반해 마주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이다.

 

 

 

 

유주연 나비야 사랑해 대표가 27일 초보 캣맘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또 다른 캣맘이 '나는 좋은 일을 하는데 사람들은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유 대표는 "이는 어쩔 수 없이 평생 안고 가야 할 문제다. 외국에도 이런 문제는 있다. 그래도 옛날보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이 줄었고 좋아하는 사람은 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이유는 TNR을 하기 위해서다. 내가 자발적으로 밥을 주기 시작했으면 고양이들이 나한테 의존을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며 "내 경험상 반려묘처럼 길고양이 밥자리가 잘 정돈돼 있어야 최소한 눈살은 찌푸리지 않고 점점 이해를 해준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특히 자발적인 동물 구조와 돌봄에도 대책없는 동정보다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밥자리 등을 지저분한 상태로 놔두고 내 맘대로 하면서 이해해 달라고 하면 누가 이해를 할 수 있겠나. 나의 책임과 의무가 50% 들어가야 한다"며 "이웃과 이해관계가 형성 안 되면 내 고양이를 지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초보 캣맘들을 위해 고양이 포획을 위한 통덫 사용법도 알려줬다. 그는 "통덫 하나에는 되도록 고양이 한 마리씩만 포획하는 것이 좋다"며 "배설을 하거나 전염병에 걸린 고양이도 있으니 통덫을 한번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세척하고 소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고양이와 공존을 위한 서울시 포스터 © 뉴스1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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