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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유 경로·시기' 실시간 파악…백령도 점박이물범에 '위치추적장치' 부착·방류
'회유 경로·시기' 실시간 파악…백령도 점박이물범에 '위치추적장치' 부착·방류
  •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승인 2021.10.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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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사전허가 받아 생포조사…야생개체 생포해 장치부착 첫 성공
개체별 활동범위 등 자료 수집 기대…북상회유 시작되는 10월말께 백령도 떠날 것 예상
점박이물범 생포 및 장치부착, 방류(해양수산부 제공)© 뉴스1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물범의 회유 경로와 시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백령도 연안에서 점박이물범 1마리에 인공위성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해 방류했다.

1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06년부터 점박이물범 서식실태조사를 해오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사전허가 등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8월 백령도 물범바위에서 생후 2년 가량의 어린 물범 한 마리를 생포한 후,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치추적장치를 등에 붙이고 즉시 방류했다.

점박이물범은 해양보호생물로 보호받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돼 있어 문화재청의 사전허가를 받아 생포조사 수행했다.

위치추적장치 부착 연구는 대상종을 죽이지 않고 회유 경로와 시기를 파악할 수 있어 동물 생태연구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방법이나, 경계심 많은 야생동물을 생포하기가 까다롭다는 것이 문제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안 구조물에 갇히거나 다친 물범을 구조하여 장치를 붙인 후 방류한 경우은 있었으나 야생개체 생포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팀은 매년 정기적으로 백령도에서 점박이물범을 관찰했기 때문에 조사선박에 대한 점박이물범의 경계심이 느슨해질 수 있었고, 이를 틈타 신속하게 접근해 야생 점박이물범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했다.

방류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의 위치추적 관찰 결과, 점박이 물범은 여전히 백령도 연안의 남과 북을 왕래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점박이물범의 본격적인 북상회유가 시작되는 10월 말~11월 초에는 백령도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는 이번 인공위성 위치추적장치 부착으로 국내 백령도 점박이물범의 개체별 활동범위는 물론, 회유 경로와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울산에서 방류된 점박이물범의 위치 추적을 통해 우리나라 연안에 나타나는 점박이물범이 러시아 연해주에서 중국 보하이만까지 이동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바 있다.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이번에 부착한 위치추적장치는 평균 250일까지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물범이 겨울을 나기 위해 랴오둥만으로 이동해 봄에 다시 백령도로 남하하는 경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확대해 점박이물범 보전을 위한 특성 파악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점박이물범 예상 회유경로(해양수산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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