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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犬)]들개에게 물린 형제들 떠난 뒤…살아남은 고양이
[가족의 발견(犬)]들개에게 물린 형제들 떠난 뒤…살아남은 고양이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2.02.20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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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에서 보호 중인 고양이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고양이 밀레는 지난해 함께 살던 형제들을 잃었다. 사냥에 나선 들개들이 형제들을 물어 고양이별로 떠났기 때문이다. 밀레는 형제들을 잃은 아픔을 뒤로 하고 엄마와 함께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고양이 밀레에게 간식을 주고 있는 박순석 수의사 © 뉴스1 최서윤 기자

20일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인 박순석 수의사에 따르면 밀레는 한 공장 직원들이 구석에 집을 마련하고 애지중지 돌보고 있던 새끼 길고양이였다.

밀레는 엄마 고양이와 다른 2마리 형제들과 함께 공장 직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제 2마리가 차례로 사체로 발견됐다. 등 쪽을 보니 누군가에게 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됐다.

이상하게 생각한 공장 직원들이 CCTV를 돌려보다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고양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들개 무리들에게 공격을 당한 것이었다. 이 모습은 최근 SBS TV동물농장에도 방송됐다.

사냥 본능이 강한 중·대형견들 중에는 거리를 떠돌아다니면서 야생화가 되는 경우가 많다. 떠돌이개들은 대장을 중심으로 무리를 이루고 조직적으로 활동한다.

그러다 보니 대담해져서 작은 동물들 뿐 아니라 자칫 사람에게도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민원이 제기돼 포획된 개들은 유실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간다. 보호소에 있는 상당수 개들 중에 이런 들개들이 많다.

고양이 밀레의 가족을 문 여러 마리의 들개 중 황구 1마리는 포획에 성공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포획된 황구는 동물병원에서 가서 진료도 잘 받고 정말 순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어린 나이에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사회화 교육을 받았다면 고양이를 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황구는 워낙 순해서 지금이라도 새 가족을 만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도 보였다.

개들의 위협에서 벗어난 밀레와 엄마 고양이 카모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는 중이다. 병원 직원(수의테크니션)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밥도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어린 밀레는 간식도 잘 받아먹고 직원들을 보면 관심을 보인다. 조만간 중성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카모는 아직 경계심이 높다. 인기척만 나도 숨어버린다. 개들에게 위협당한 기억이 컸던 모양이다. 그래서 병원 대기실 캣타워에 자유롭게 풀어두고 계속 사람과 교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밀레 가족을 돌보고 있는 박순석 수의사는 "들개들이 새끼를 사냥한 모습을 본 고양이들이 큰 위협을 느꼈을 것"이라며 "하지만 들개도 알고 보면 고양이를 먹으려고 한 것이 아니다. 사람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 야생의 먹이사슬 단계에서 고양이를 사냥하게 된 것이니까 어찌 보면 둘 다 안타까웠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레 가족은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계속 교감 중"이라며 "고양이들이 아픈 상처를 딛고 새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바란다"고 덧붙였다.

밀레 / 암컷(중성화 예정) / 6개월 추정
카모 / 암컷(중성화 완료) / 2살

입양 문의 대구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가족의 발견' 코너는 53년 역사 펫사료 브랜드 로얄캐닌(Royal Canin)이 응원합니다. 로얄캐닌은 가족을 만난 입양동물(강아지, 고양이)들의 행복한 새 출발을 위해 사료 등을 선물합니다.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 밀레(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 카모(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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