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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지 명물' 충주 수달, 공사 견딜 수 있을까
'호암지 명물' 충주 수달, 공사 견딜 수 있을까
  •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승인 2022.06.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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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사는 호암지 각종 공사로 서식에 영향 예상
이동 통로·쉴 곳 없어…관계 기관은 "검토 착수"
5일 충북 충주시 도심 속 호수인 호암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수달이 각종 공사에 호암지를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겨울 시민이 촬영한 호암지 수달.2022.6.5/© 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 호암지에 사는 수달이 각종 공사로 먹이활동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4일 지역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수달이 먹이활동을 하는 호암지에 큰 공사 2건이 진행될 예정이다.

호암지는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인공호수로 시민의 도심 속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부터 수달이 수시로 출현하더니 이제는 수달을 봤다는 사람이 꽤 될 정도로 수달 명소가 됐다.

농어촌공사는 호암지와 모시래뜰 사이에 놓인 오래된 제방을 허물고 새 제방을 쌓을 계획이다. 충주시는 호수 중간에 음악분수를 짓기로 했다. 그런데 공사 계획에 수달 이동통로나 식물섬이 포함되지 않아 자칫 수달이 호암지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단체는 이동통로나 쉴 장소가 없다면 수달 서식에 치명적 악영향을 줄 게 뻔하다며 관계 기관에 대책을 요구했다. 이제 수달이 새로운 식구가 된 이상 수달의 개체 수나 서식지, 이동경로를 제대로 파악해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암지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 충주·제천·단양지사는 제방공사를 위해 호암지 저수량의 60%를 뺄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는 환경부 수질개선사업비로 호암지에 음악분수 설치를 계획 중이다. 그러나 식물섬 등 조성 예산은 빠진 상태다.

충주 수달의 이동경로는 달천~충주천~용산계~여수로~범바우못으로 추정된다는 게 환경단체의 설명이다. 수달이 위험을 감수하고 이동하는 건 연못(호암지)에 물고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일 호암지를 산책한다는 한 시민은 "수달은 이제 호암지의 명물이 됐다"며 "보호대책 없는 공사는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설계에 수달이 살 수 있는 인공서식지도 포함됐다"며 "가물막이 수달통로 조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도 "국립생태원 등의 조언을 받고 있다"며 "식물섬 등을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섦여했다.

충주는 예로부터 수달 서식지로 유명한 곳이었다. 최근에 수달이 돌아오며 관광산업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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