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긴급방어조치로 판단 '종결'…"이젠 목줄 잘 하고 다녀"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목줄을 하지 않은 소형견이 어린 딸에게 달려들어 걷어찼다가 법정까지 간 아이 아빠와 견주 사이의 소송 결과가 공개됐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목줄 없는 개 주인과 법적 싸움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글쓴이 A씨는 6세 딸과 집을 나서던 중 소형견 한 마리와 마주쳤다. 이 개는 딸을 향해 짖으며 달려왔고, 딸은 울면서 도망갔다.
이에 A씨가 개를 발로 걷어차자 견주가 쫓아와 "그냥 말리면 되지, 왜 개를 발로 차느냐"고 항의했다.
당시 분노한 A씨는 "개가 사람 말을 알아들으면 말리겠지만, 목줄 없이 달려드는 거 보고 놀라서 발로 찼다"며 "만약 입질까지 했으면 죽였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후 견주가 A씨 집을 찾아와 "소형견인데 굳이 발로 찰 필요가 있냐. 개가 많이 다쳤다. 왜 과하게 방어했냐. 견주 앞에서 개를 죽이네 마네(하는 게 말이 되냐)"라고 강하게 따졌다.
감정이 격해진 두 사람은 욕설을 주고받으며 다투다가 견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이후 두 사람은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됐다.
A씨는 "개 목줄 없이 나와서 아이가 놀라서 계속 울고 떨었다"며 "과하게 대응한 건 맞지만, 화가 나서 그랬다. 법적으로 치료비 지급하라고 하면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만 딸 역시 정신적 피해를 봤으므로 트라우마에 대한 진단서를 제출하고 청구하겠다고 했다.
견주는 "굳이 발로 찰 필요가 없었는데 과하게 대응한 것"이라며 "다른 건 원하는 거 없고 치료비 10만원 정도를 보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결국 견주는 A씨를 동물 학대로 고소했다. 경찰에서는 A씨의 행동을 긴급방어조치로 판단,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내사 종결 처리했다.
A씨는 곧장 아이 정신과 치료 및 검사를 진행했고, 사고 당시 CCTV를 확보해 대법원 전자 민사소송을 걸었다. 소송 항목은 위자료 500만원, 손해배상 100만원이었다.
그로부터 약 3주 뒤 소장을 전달받은 견주는 A씨에게 합의를 제안했다. 이에 A씨는 Δ합의금 350만원 Δ아이에게 직접 사과하기 Δ평상시 목줄 꼭 하고 다니기를 내용으로 합의를 마쳤다.
그는 후기 글에서 "이렇게 합의한 지 몇 개월 지났는데 동네에서 가끔 마주칠 때 보면 목줄 잘하고 다닌다"며 "견주 여러분 개 목줄 꼭 하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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