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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진료 표준화 공청회 개최…"제도안착 위해 서로 노력해야"
동물진료 표준화 공청회 개최…"제도안착 위해 서로 노력해야"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2.06.17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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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진료 표준화 연구용역 진행
"진료항목 표준화 뒤 진료비공시제 시행해야"
17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는 '동물진료 표준화(진료 프로토콜) 공청회'가 개최됐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동물진료 표준화를 안착시키려면 결국은 정부, 수의사, 보호자가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17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는 '동물진료 표준화(진료 프로토콜) 공청회'가 개최됐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동물진료를 표준화하고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소통해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대한수의사회에 위탁해 동물 진료 표준화 및 동물의료산업 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어나면서 동물병원 진료비공시제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공시제를 하려면 병원마다 다른 진료방식의 표준화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는 총 3가지 분야로 나눠서 진행됐다. 앞서 서울대학교는 질병명과 코드 등 진료정보 표준화를, 한국동물보건의료정책연구원은 동물보건의료산업발전방안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은 건국대학교에서 진료절차 표준화 공청회를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진료절차 표준화 연구용역을 진행한 윤헌영 건국대 교수는 연구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동물병원마다 진료방식이 다르다 보니 보호자들이 오해하고 병원 간 소통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동물병원마다 진료항목과 절차가 다르다 보니 어떤 진료를 받는지, 진료비 등을 합리적으로 비교하기가 어렵다"며 "진료 절차 표준화로 동물보호자의 신뢰 향상과 동물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성화 수술, 슬개골 탈구, 외이염 검사 등 다빈도 진료를 중심으로 공개된 표준 진료 프로토콜은 향후 일선 동물병원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활용해 1~3차 병원에 적합한 진료표준을 설립, 병원 간 소통 및 보호자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17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는 '동물진료 표준화(진료 프로토콜) 공청회'가 개최됐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공청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진료 표준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공적 보험으로 운영되는 사람 의료와 사적 영역인 동물 의료는 수혜자부터 환경이 다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 비교해서 정책을 만들 수가 없는 만큼 각계 의견을 수렴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외국은 정부가 수의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시장, 전문가에 맡기는데 반해 우리 정부는 (극성) 민원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다 보니 수의사는 수의사대로, 보호자는 보호자대로 불만이 생기는 것"이라며 "정부가 개입하려면 진료비가 아닌 질병명(진료항목)부터 표준화하고 세밀한 정책을 펴 달라"고 말했다.

우연철 사무총장은 "사람 의료의 경우 진료항목 하나 만드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며 "이에 비해 동물 의료는 사람 의료에 비해 시장 규모가 훨씬 작아 예산도 부족하고 홍보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의대마다 다른 교육도 표준화 하고 일선 수의사들에게도 정책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정만복 한국수의안과연구회 회장은 "진료의 표준화도 중요하지만 학교 임상의 표준화도 필요하다"며 "수의대에서부터 진료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고 왜 이 검사가 필요한지 표준화된 교육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요윤 한국동물병원협회 상무이사는 "정책을 펼 때 일선 임상 수의사들이 바로 받아들일 수 있으냐도 고민해야 한다"며 "동물 진료 표준화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먼저 충분히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상혁 아이엠디티(벳아너스) 대표는 "1인 병원과 대형 병원은 인력부터 보유한 의료 기기 등 차이가 크기 때문에 처치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표준'이라는 단어를 썼을 때 임상가들이 이해할지 잘 모르겠다"며 1인 병원과 대형병원에 진료 프로토콜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의사들과 보호자들이 평소 소통하며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참석자는 "수의사들이 진료 보기 바쁘다는 이유로 안내를 해줘도 신경 쓰지 못할 때가 많은데 평소 행정이나 정책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크고 좋은 병원만 찾으면서 과잉진료 주장을 하는 보호자들도 있다. 동물들은 아픈 곳을 스스로 알려주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검사를 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정부 측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계속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승환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과 사무관은 "모든 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대 형성"이라며 "여러 단체, 전문가 등과 계속 협의하고 정책이 잘 안착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의견을 많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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