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5:23 (토)
쓰레기더미 속 고양이 30마리와 살던 여성, 주변 도움으로 새 출발
쓰레기더미 속 고양이 30마리와 살던 여성, 주변 도움으로 새 출발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2.08.07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유권포기각서 쓰고 고양이들은 입양 보내기로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쓰레기더미 속에서 고양이 30마리와 살던 여성이 주변 도움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와이) 600회에서는 재개발을 앞두고 본격 철거가 예정된 집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김미숙씨(가명)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집안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집은 폐가처럼 수풀이 무성했고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들과 세간살이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김씨가 처음 이곳에 올 때까지만 해도 고양이는 13마리였지만 어느새 30마리가 됐다고. 고양이들은 좁은 케이지와 오물이 뒤섞인 공간에 살고 있었다.

그는 전등도 꺼지고 온수도 나오지 않는 집에서 자신보다 고양이들을 더 챙겼다. 본인은 찬밥과 김치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고양이들에겐 수급비로 받은 돈을 모아 건강보조식품까지 먹이며 돌봤다.

그에게도 가족이 있었다. 1980년대 유명 가수인 남동생 A씨는 누나의 사정을 알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아 수년째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씨가 고양이들을 키우게 된 계기는 남다른 책임감 때문이었다.

그는 "동생들에 대한 책임감이 좀 컸다"며 "동생이 가정을 이룬 뒤 그 책임감이 고양이에게 갔다. 고양이들이 아픈데 그냥 놔두면 죽으니까 책임지게 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철거를 앞둔 집이었기에 제작진은 김씨가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설득했다. 김씨는 고양이들에 대한 소유권포기각서를 썼고 이사를 결심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 뉴스1


김씨가 이사를 결심하면서 대한적십자사, 새마을부녀회 등에서 지원 나와 그의 집을 청소하고 짐 정리를 도왔다.

고양이들은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나비야사랑해(대표 유주연), 길냥이와 동고동락(대표 김선경)에서 임시 보호하며 입양 보낼 계획이다. 고양이 치료비는 동물자유연대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류영광 수의사는 "고양이들을 진료해봐야 알 수 있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회복할 여지는 있고 절반 이상을 괜찮아 보인다"고 건강상태를 설명했다.

심용희 한국마즈 수의사는 "(김씨가)고양이들을 생각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절대 방치한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며 김씨를 눈물로 위로했다.

지자체에서는 김씨가 임대주택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유영식 행정복지센터 복지팀장은 "LH나 임대주택이 나올 때까지 동에서 사례관리를 통해 필요한 자원을 민간과 연계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0년. 그는 앞으로 자신을 위해 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마음고생도 너무 많았다"며 "이제 나를 위해 사는 욕심을 좀 부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 뉴스1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 뉴스1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 뉴스1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 뉴스1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