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8 (금)
귀향 준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옆에 낚싯배가…"야생본능 회복 늦어져"
귀향 준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옆에 낚싯배가…"야생본능 회복 늦어져"
  •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승인 2022.08.08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봉이 활어 사냥 등 건강한 상태·돌고래 무리도 목격돼
지난 5일 금요일 오전 9시 30분쯤 비봉이 야생적응 가두리 옆에서 낚시선박이 접근해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핫핑크돌핀스 제공) 2022.8.8/뉴스1ⓒ News1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17년 만에 수족관을 떠나 제주 바다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근처로 낚싯배가 접근한 모습이 포착됐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비봉이의 성공적 방류를 위해 비봉이가 생활하고 있는 가두리 주변 접근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8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9시30분쯤 비봉이가 야생적응 훈련 중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 가두리 바로 옆에서 낚시 중이던 선박이 목격됐다.

이를 목격한 단체 측은 배 측면에 적힌 선장 번호로 전화를 걸어 선박 이동을 요청했다. 선장은 곧바로 배를 먼 곳으로 이동시켰으며, 당시 가두리에서 비봉이가 훈련 중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는 "선박에 있던 낚시꾼과 선장 등 4명은 가두리에 있던 비봉이에게는 아무런 관심을 표시하지 않았다"며 "선박이 가까이 접근하면 야생 본능 회복이 늦어질 수 있음을 설명하자 선박을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해양방류계획과 향후 해양동물복지 개선대책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23세 전후의 수컷으로 제주도 퍼시픽리솜에서 사육, 관리하고 있었으며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 하다고 밝혔다. 2022.8.3/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또 단체는 해양수산부에 가두리 훈련장 근처로 낚싯배, 돌고래 관광선박, 모터보트 등의 접근을 차단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전문가들 역시 비봉이가 단독으로 방류 훈련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각종 소음과 불빛 등 외부 요인들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비봉이는 활어를 직접 사냥해 먹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다. 또 가두리 훈련장 주변으로 하루 평균 세 차례씩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목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대정읍 바다로 훈련장소를 정한 건 야생 남방큰돌고래가 많아 비봉이의 야생 본능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며 "매일같이 훈련장 옆으로 야생 돌고래 무리들이 지나가고 있어 비봉이 야생 적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선박이 접근할 경우 돌고래 무리가 비봉이와 조우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족관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2005년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그물에 혼획돼 17년간 서귀포시 중문동 퍼시픽리솜에서 공연을 하며 지낸 개체다.

지난 4일 가두리 훈련장으로 옮겨진 비봉이는 활어 먹이 훈련, 야생 돌고래 개체군과의 교감 등 야생적응 훈련을 거쳐 최종 방류될 예정이다. 방류기술위원회는 최종 방류 전 비봉이의 건강상태와 훈련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보호생물 지정 당시 국내 수족관에서 총 8마리가 사육되고 있었다. 이후 2013년 제돌이·춘삼이·삼팔이 방류를 시작으로 2015년 태산이·복순이, 2017년 금등이·대포, 올해 비봉이까지 모든 개체가 바다로 돌아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