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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 사무실 침입한 귀여운 불청객…족제비 포획 소동
제주시청 사무실 침입한 귀여운 불청객…족제비 포획 소동
  •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승인 2022.08.3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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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일주일 전 시청 청사에서 발견…포획틀 빠져나가
중산간 개발 과정에서 족제비도 도심지 자주 목격
제주시청에서 발견된 족제비가 포획틀을 살피는 영상(제주시 제공)
제주시청에 나타난 족제비(제주시 제공)
제주시청에 나타난 족제비(제주시 제공)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시청 청사 안에서 야생 족제비 한 마리가 발견돼 포획 소동이 벌어졌다.

31일 제주시에 따르면 족제비 흔적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22일 본관 층 노인장애인과 사무실이다.

아침에 출근한 직원들이 사무실 바닥에 동물 배설물을 발견하고 처음에는 길고양이 소행이라 여겼다.

그러나 놀랍게도 배설물의 주인은 고양이가 아니라 족제비였다.

족제비를 확인한 시청 직원들은 지난 28일 사무실에 포획틀을 설치해 포획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족제비가 포획틀에 들어갔다가 잽싸게 빠져나오는 장면은 직원들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시 관계자는 "주말 이후 족제비 흔적은 없지만 여전히 시청에 머물고 있는지 확인되지는 않았다"며 "혹시 몰라 포획틀을 추가로 설치한 상태"라고 전했다.

제주세계자연유산본부에 따르면 족제비는 동부 유럽의 타이가 지역과 한국·중국에 걸쳐 분포하며 제주도에도 서식이 확인된 동물이다.

 

 

 

제주시청 청사에서 발견된 족제비가 포획틀을 드나드는 영상(제주시 제공)

 


인가에 가까운 경작지의 밭둑 또는 냇가의 커다란 돌밑 등지에 구멍을 파고 서식하지만 중산간 개발 등으로 이제는 도심지에서도 심심치않게 발견된다.

귀여운 외모에 속아서는 안된다. 집쥐·들쥐 등을 잡아먹는 족제비는 외모와 달리 제법 사나운 동물로 알려져있고 야생동물인만큼 질병에 감염될 위험도 있다.

맨손으로 만지거나 포획하는 행동은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장호진 야생생물관리협회 제주지회 사무국장은 "족제비는 단란주점이나 오래된 건물 등 도심지에서도 자주 목격된다"며 "경계심이 강하고 무게도 가벼워 일반적인 포획틀로는 포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 사무국장은 "한라산에 살던 야생동물이 개발로 길이 끊기고 도심지에 먹이가 풍부해 다시 산간으로 올라가지 않는 것"이라며 "결국 인간이 뿌린 씨가 피해로 돌아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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