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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견병 백신만 달랑 주고 5000원…수의계 "접종비 현실화해 달라"
광견병 백신만 달랑 주고 5000원…수의계 "접종비 현실화해 달라"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22.09.08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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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에서 주사 맞는 강아지(이미지투데이)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광견병 백신 달랑 주고 5000원만 받으라니… 주사는 수의사가 놓고 생색은 정부가 다 내고 있네요. 요즘 커피값도 5000원 넘습니다. 이제 접종비를 현실화해줬으면 합니다."

수의사들이 광견병 예방접종비 현실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8일 수의계에 따르면 서울시를 포함해 대부분 시도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는 5000원 정도다. 2006년 이후 15년 넘게 인상되지 않고 있는 지역도 있다.

현재 정부는 백신을 제공하고 지자체는 시술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지원하는 시술비가 다르고 금액도 소액이다. 이마저도 서울, 제주 등은 시술비 지원이 없다.

이 때문에 수의계에서는 광견병 예방접종비를 1만원 이상으로 올리거나 정부와 지자체가 현실에 맞게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정부, 백신만 제공…서울시 등은 시술비 지원 없어

광견병은 인수공통감염병이다. 감염될 경우 중증 질환을 불러오는 급성 전염병이다. 사람이 광견병에 감염되면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고 물을 무서워해 '공수병'이라고도 부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공수병은 2001년 1명, 2002년 1명, 2003년 2명, 2004년 1명이 감염된 바 있다.

동물들은 2013년까지도 감염 개체가 발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2년 수원에서 개 1마리, 화성에서 개 1마리와 소 1마리, 너구리 1마리에게서 각각 광견병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2013년에는 화성에서 광견병에 걸린 고양이 1마리가 발견된 기록이 있다.

특히 야생 너구리에게서 광견병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야외 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생후 3개월이 넘은 강아지와 고양이 소유주는 1년에 1회 이상 반드시 광견병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미접종 시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200만원 이상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광견병은 법정전염병이기 때문에 예방접종은 필수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동물병원에 백신만 제공하고 다른 비용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의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 공적 업무지만 사적 업무 취급…접종비 1만원 돼야

광견병 예방접종비 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보상 등도 문제다.

동물은 사람과 달라서 예방접종을 하다 물림 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고 보상 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정부는 생독백신에 맞춰 예산을 편성한다. 그런데 생독백신은 접종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해서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보호자간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의사회는 개의 경우 사독백신에 맞는 예산 마련 및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광견병과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예방·관리부터 코로나19 감염동물의 격리·보호와 같은 업무는 공적인 업무들"이라며 "그러나 동물병원에서는 동물을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실비에도 못 미치는 비용만 받고 묵묵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수의사들이 요구하는 접종비는 최소 1만원 이상.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업무의 위탁에 따른 규정'상 예방접종 시행비용은 1회당 1만9420원으로 정하고 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 제14조에 근거한 광견병 예방접종 비용 산정 근거로도 2만원을 상회한다는 서울시수의사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회장 이승근)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광견병 예방접종 사업(예방약품 등 지원)에 대해 백신접종 수수료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 기관이 어디인지에 대한 유권해석과 함께 현실화 검토를 요청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사람보다 동물이 접종 과정의 안전사고 위험이나 보정 노력이 더 많이 든다"며 "지자체에서 정한 시술비는 상대적으로 더 적기 때문에 일선 동물병원의 수의사들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백신만 주고 인건비, 주사기, 접종확인서 등 비용은 오로지 동물병원 몫"이라며 "시술비를 지원하지 않으면 일선 동물병원의 수의사 및 협회에서는 보이콧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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