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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제주개는 특산품이 아니라 멸종 위기 토종개"
케어 "제주개는 특산품이 아니라 멸종 위기 토종개"
  •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승인 2017.07.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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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 사육중인 제주개.(사진 축산진흥원 제공)© News1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제주도 축산진흥원이 오는 11일 제주 고유 혈통견인 제주개 26마리를 추첨을 통해 공개 분양·매각한다고 밝힌 가운데 동물보호단체가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은 5일 성명을 통해 "제주개는 제주도의 특산품이 아니라 멸종 위기의 토종개"라며 "순수혈통 보존이라는 미명하에 개들을 보존과 도태로 분리하고 마치 제주의 특산품처럼 아무에게나 추첨을 통해 나누어주는 비인도적인 행태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주도 축산진흥원측은 2015년 제주개 사육 및 실증연구 시설을 준공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주개의 천연기념물 등록을 추진해왔다"면서 "그러나 천연기념물 등록 추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어린 개들은 공개 추첨을 통해 물건처럼 넘기는 방식으로 분양을 진행하고, 늙거나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된 개들은 헐값으로 매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어는 엄격한 심사를 진행해 자격이 충분한 사람에게만 분양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축산진흥원은 제주개 26마리(암 6, 수 20)를 일반에 공개 분양·매각한다고 4일 밝혔다. 분양 대상은 올해 4월생과 5월생 각각 5마리와 15마리, 매각 대상은 수컷으로 나이가 든 4마리와 걸음걸이에 이상이 있는 2마리다. 축산진흥원측이 제시한 마리당 가격은 분양 5만원, 매각 3만원이다.

현재 축산진흥원에는 총 65마리의 제주개(성견 38·육성견 4·자견 23)가 있다.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 사육중인 제주개.(사진 축산진흥원 제공)© News1

3000년전 중국에서 건너와 제주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지는 제주개는 온순하면서도 행동이 민첩하고 청각, 후각, 시각이 뛰어나 오소리, 꿩 등 야생동물 사냥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인 모습이 진돗개와 비슷하지만 꼬리를 꼿꼿이 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일제강점기 군수 모피 자원으로 대규모 도살과 공출이 자행되고, 6.25 전쟁 후 주민들의 식용 자원으로 도살돼 그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축산진흥원은 1986년부터 제주도 전역을 뒤져 전통 혈통견으로 추정되는 제주개 3마리를 찾아낸 뒤 혈통정립 등을 위해 보존 작업을 해왔다.

박소연 케어 대표는 "대한민국 국견이자 천연기념물인 진돗개 조차 지금은 값싸게 거래되고, 짧은 목줄에 평생 묶여 살다가 개고기로 팔려가는 흔하디 흔한 유기견으로 전락했다"면서 "싼 값에 쉽게 구입하고 맘에 안 들면 버리고, 영특한 토종견이 식용개로 불리며 공공연히 도살되고 있는 현실에서 제주개가 진돗개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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