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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못 보는 고양이를 입양하려고 400마일 달려간 부부
앞 못 보는 고양이를 입양하려고 400마일 달려간 부부
  • (서울=뉴스1) 이주영 기자
  • 승인 2017.07.1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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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걸려 심각한 눈 변형을 겪게 된 고양이 '베어'. 블루 크로스에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았을 당시 모습. (사진 블루 크로스 페이스북 캡처) © News1

(서울=뉴스1) 이주영 기자 = 때론 예쁘고 귀여운 모습보다 아픈 모습에 마음이 더 움직인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한 부부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아픈 고양이를 입양하기 위해 400마일을 달려와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부부를 달려오게 만든 고양이는 생후 10개월의 '베어'. 잉글랜드 서퍽카운티 입스위치에 위치한 유기동물 보호소 '블루크로스'에 '엘프'라는 이름으로 들어온 유기묘였다.

지난해 12월 1일 블루크로스에는 태어난 지 3개월밖에 안된 새끼 고양이 남매 3마리가 도착했다. 고양이들은 독감에 걸린 상태였다. 새끼 고양이 주인은 독감에 걸린 고양이들을 위해 약을 쓰는 등 어떻게든 해보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블루크로스는 주인의 동의를 받고 고양이들을 돌보기로 했다.

3마리의 새끼 고양이 중 1마리는 상태가 좋았기에 치료 후 집으로 돌려보냈지만 베어와 형제인 '루돌프'는 심각한 상황으로 수술이 필요했다.

결국 루돌프는 수술 후 한 쪽 눈을 잃었다. 베어는 궤양으로 눈꺼풀이 붙어버린지라 수술 후 심하게 일그러진 눈을 갖게 됐다. 다행히 루돌프는 지난 4월 새로운 가족을 만나 입양됐다.

문제는 베어였다. 블루크로스는 베어의 가족을 찾는다는 글을 공식 페이스북에 올렸다. 블루크로스는 베어가 2번의 시력 회복을 위한 수술을 받았지만 심하게 변형된 눈을 갖게 됐고 앞도 잘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렇기에 그 상처를 잘 돌봐줄 마음 따뜻한 가족을 찾는다고 말했다.

몇 개월 뒤 서머싯 주 요빌에 사는 타라 뉴턴과 루크 토마스 부부는 사이트에서 베어의 이야기와 사진을 보게됐다. 부부는 베어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였고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뉴턴은 "웹사이트에서 베어를 본 후 난 우리가 베어를 데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곧바로 깨달았다"며 "수 많은 사람들이 지나쳤을지 모르겠지만 우린 장애를 겪고 있는 이 고양이에게 가족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오로지 베어를 입양하겠다는 일념으로 무려 400마일(645km)가 떨어진 블루크로스를 향해 여행을 떠났다. 베어는 루크 부부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7시간 후 새로운 집에 도착했다.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된 베어에게 시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매일 안약을 넣어주고 아침과 밤마다 눈을 씻겨줘야 한다. 베어가 걸렸던 고양이 독감은 헤르페스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매일 꼼꼼하게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베어는 평생 이 독감의 후유증을 갖고 살아야 한다.

뉴턴은 "베어는 정말 사랑스럽고 애정이 넘친다"며 "어린 나이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도 이렇게 다정스럽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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