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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례야 놀자!] 점례와 함께 익선동 나들이
[점례야 놀자!] 점례와 함께 익선동 나들이
  • (서울=뉴스1) 점례친구 '은쌤' 이은주씨
  • 승인 2017.10.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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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점례친구 은쌤이에요. 여러분, 길었던 추석과 연휴 풍성하게 보내셨나요? 점례네도 가족과 함께한 일정들을 모두 마치고 남은 연휴 동안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던 끝에 소중한 연휴를 멀리 떠나지 않고 서울에서 쭉 보냈답니다.

처음엔 오래간만에 연휴인데, 어딜 떠날까 온갖 장소들을 찾다가 차가 너무 많아 정체되어 있다고 해서 패스, 예약이 꽉 차서 패스, 이런저런 이유들로 패스의 연속을 거듭하다 보니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난 서울이 한적하고 평온하더라고요. 아쉬움 반, 푹 쉬자는 안도의 마음 반을 품고 저희는 연휴 동안 서울에서 그동안 제대로 가보지 못했던 곳을 선택해 하루씩 서울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첫날 떠났던 곳이 바로 서울 종로구 익선동이었어요. 익선동은 강아지와 함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네였어요. 기대해 주시고 함께 떠나볼까요!


먼저 저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익선동을 찾았는데요. 저희가 사는 망원동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 약 20분 정도 이동해 익선동에 도착했어요. 도착지는 '창덕궁. 서울 돈화문 국악당' 정류장에 내렸고, 지하철로는 '종로3가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시작되는 곳이 바로 익선동이에요.

골목 초입 안내판에 간략한 설명이 적혀 있는데요. 익선동은 한옥마을로 가장 유명한 북촌마을보다 앞서 1920년 부동산 개발업자에 의해 개발된 도시형 한옥 주거 단지로 전통적인 한옥의 특성을 살리고 생활공간을 편리하게 재구성한 서민들을 위한 주택단지로 100여년 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라고 해요.



왠지 낡은 옛 골목 같은 이곳에 어떤 볼거리가 있을지 도착하자마자 저희는 너무나 궁금해졌어요. 점례도 처음 와본 익선동의 냄새를 '킁킁' 맡아가며 길을 찾기 시작했지요.
먼저 동네 곳곳을 산책하며 어떤 동네인가 살펴보기로 했어요. 무척 낡은 한옥 마을이지만 그곳에 그대로 남아있는 구조물과 타일들, 지붕, 철재, 목조 등 가옥 구경을 하는 것도 큰 재미였어요.


걷고, 또 걷고. 골목은 그리 크지 않아 마치 미로처럼 지그재그 따라가며 마을 구경을 하다보면 금세 한 바퀴 돌 수 있어요. 샅샅이 돌고 또 돌며 골목을 탐색하는 재미를 놓쳐선 안돼요. 골목을 돌다 보니 점례랑 저는 목도 마르고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익선동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가게를 미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리 살펴보았는데요. 제가 예쁘다고 생각한 가게들은 다른 사람들도 모두 좋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사람도 많고 붐빌 수 밖에 없을 거라 생각하며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일단 제일 가고 싶었던 가게로 향했습니다.

◇익선동 '거북이슈퍼'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166-79
전화: 010-7532-7474
운영: 평일 오후 4시~자정, 토요일 오후 2시~자정, 일요일 오후 2시~ 밤 11시

점례친구 은쌤이 소개하는 첫 번째 가게는 바로 골목 초입에 자리 잡고 있는 '거북이 슈퍼'에요.

골목에 입간판이 놓여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요. 낡은 듯 오히려 낡지 않은 듯 강력하게 시선을 끄는 입간판부터 맴도는 압도가 '여기 꼭 들어가 봐야 돼!' 하는 것 같았어요. 이름이 왜 거북이슈퍼일까. 요즘은 많이 사라진 슈퍼, 거기에 거북이까지. 가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던 찰나 마침 사장님께서 나오시더니 저희보다 강아지 점례를 먼저 예뻐해 주셨어요. 허허.


조심스레 '점례와 함께 가게에 들어가도 될까요?' 여쭤봤더니 애견 동반을 위한 가게가 아니라서 손님이 북적대고 많을 땐 피해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지금은 여유가 있어 들어와도 좋다고 해주셔서 저희는 운이 좋게도 함께 들어가 이용할 수 있었어요.

내부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예스러웠어요. 정말 옛날 영화, 시골에서 보던 천장과 벽. 그리고 최대한 기억을 떠올려 보려 해도 사실 저의 세대에는 만나보지 못한 '점방'스러운 시골 슈퍼. 어릴 적 드라마 '육 남매'에 나온 슈퍼가 문득 떠올랐는데, 같이 앉을 평상도 있고 과자와 라면들이 진열된 선반도 있었고요. 파는지 안 파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옛날 슈퍼 앞에 진열된 담배 판매 박스도 있었어요.

제일 중요한 건 연탄 불을 지피는 곳도 있었어요. 그곳은 손님들이 주문한 먹태나 쥐포 등의 안주를 직접 연탄 불에 구워주는 중요한 공간이었답니다.

분명한 건 이 '거북이슈퍼'가 제가 직접 겪은 시대가 아니었음에도 참 정겹고 반갑고, 재미있고 유쾌해 나도 모르게 정말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가게 냉장고에 슬며시 붙어있던 웨딩사진. 아주 젊은 사장님 부부의 참 소박하고 개성 있는 예쁜 마음이 느껴져 흐뭇했어요.

가게에 들어왔으니 메뉴를 보고 주문을해야지! 짜잔 메뉴판입니다. 낡을수록 멋있는 그런 메뉴판이 참 멋스럽네요. 저희는 먹태와 간단히 맥주를 주문했어요.


메뉴를 시키고 기다리는데 사장님께서 오시더니 점례의 물부터 챙겨주시더라고요. 그 예뻐해 주시는 마음이 더욱 감사했어요.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도 점례와 같은 웰시코기 한 마리를 키우시고 계시는데 그 이름이 '옥희'. 점례만큼이나 너무 재미있는 이름이라 너무너무 만나고 싶었습니다. 한 번씩 가게로 온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가 있을 때에 들러줄지 기다렸어요.


그 사이 주문했던 메뉴가 나왔어요. 점례는 먹태가 자기 간식과 비슷하게 생겨 자기 것인 줄 알았는지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는 거에요. 안돼! 사실 먹태는 강아지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에요. 단, 올바른 조리법으로 조리해 강아지에게 주었을 때는 건강한 음식이지만 우리가 먹는 먹태에는 염분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어 강아지가 먹기에 바른 먹거리는 아니랍니다.

외출 시에는 강아지를 위한 간식을 따로 준비하여 강아지가 간식을 먹으며 기다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아요.



점례는 가게에 있는 동안 손님들에게 너무 많은 예쁨을 받았어요. 새로운 장소 익선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온갖 애교도 퍼레이드로 펼치며 매력을 뿜냈죠. 덕분에 혹시나 피해를 주진 않을까 우려했던 걱정도 사르르 녹은 채 마음 편히 가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그러던 찰나 한 웰시코기 한 마리가 들어오는데 바로 사장님의 강아지 옥희에요! 점레보다 좀 더 하얗고, 뽀얀 미모를 자랑하던 옥희. 마치 서로 탐색하는 그 모습이 속닥속닥 '쟤네 대낮부터 한잔 걸치고 있어!'라며 흉보는 것 같았어요. 저희 생각일까요.


이렇게 익선동 '거북이슈퍼'에서 저희는 너무나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올 수 있었어요. 편안하게 배려해주신 만큼 저희도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혹여 반려동물과 이용하게 될 때에는 가게에 문의(010-7532-7474)를 꼭 해보시고, 애견 동반이 아니므로 상황에 따라 들어가지 못할 수 있음을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강아지와 함께 이용할 시 주위에 피해가 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는 점 우리가 지켜야겠죠!


건너집까지 이어 우거진 나무도 근사하고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유행도 몇 번이나 돌아온 듯한 타일들도 여전히 멋스럽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점례와 같이 걷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을 선물 받은 느낌이에요.

골목을 산책하다 저희가 발견한 또 하나의 보석 같은 숍을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익선동 소품 숍 '빈티지보니'


주소: 서울 종로구 익선동 166-51
전화: 070-4281-6248
운영: 월요일 휴무, 매일 정오~ 오후 9시

길을 걷다 보니 'soozip & 빈티지보니'라는 상점이 눈에 들어왔어요. soozip 이란 곳에서는 디자이너들이 만든 팬시, 잡화들을 마켓처럼 오픈해두고 판매하고 있었고요. 이어진 작은 가게로 들어서니 바로 이번에 소개할 '빈티지보니' 소품 숍을 만날 수 있었지요. 그곳에는 숨은 보물 찾기처럼 구석구석 보석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1900년대 유럽과 미국 등 다양한 나라의 빈티지 잡화, 소품들을 셀렉트 해 예쁘고 귀한 것들만 모아 판매하고 있는 잡화점인데요. 저도 이런 소품에 관심이 많아 여행지에 가서도 늘 잡화점은 빼놓지 않고 다닌답니다.



이곳 익선동에서도 이런 소품 숍을 만나 저는 정말 반갑고 행복했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구석구석 빈틈없이 소품들이 놓여 있어 하나하나 구경하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답니다.

소품 구경에 흠뻑 빠져 있을 즈음 예쁜 강아지 한 마리를 안고 구경을 하는 어떤 분이 눈에 들어왔어요. 정말 예쁘고 조그마한 강아지였는데 알고 보니 이 가게에 물건을 들여오는 사장님과 가게의 주인공 '보니'였던 거예요. 가게를 잠시 둘러보시던 차에 제가 만날 수 있었죠. 점례도 예쁘지만 훨씬 더 인형같이 예쁜 보니와 기념사진도 한 컷! 만나서 반가웠어 보니야.


점례야, 저거 다 사려면 얼마 있어야 돼? 다 득템해오고 싶었지만 곧 이사를 앞둔 점례네 집에서는 당장 꿈꿀 수 없어 눈만 호강하고 돌아왔어요. 이사하고 다시 점례와 그릇을 사러 꼭 오겠노라 다짐하며.

돌아 나오는 바깥 벽면에는 예쁜 그라피티가 그려져 있어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포토존이 되어주었어요. 점례와 저도 한 컷!

사진18
사진19



밤에 또 다른 감성의 빈티지 '보니'. 집에 가는 길 어둑어둑해질 무렵 돌아가는 길에 다시 지나게 되어 사진 한번 찍고 돌아왔습니다.

참 돌아가기 전 이런 분위기 좋은 동네에서 커피 한잔하지 않을 수 없죠? 독특하고 편안했던 카페를 하나 발견했어요.

◇익선동 카페 '엘리'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166-40
전화: 02-2135-3360
운영: 월요일 휴무, 매일 오전 11시~ 밤 10시

익선동에서 애견동반 카페를 찾을 수는 없었지만 대부분 마당이나 외부 공간을 갖고 있어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입장이 가능하더라고요. 손님이 너무 붐벼 피해를 주는 상황이 아니라면 허락해주셨는데 이곳 엘리도 마찬가지였어요.

옛 전통이 남아있는 한옥을 그대로 살리면서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세련된 아름다움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이곳 엘리 카페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따뜻하고 넉넉한 평온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저희는 일부러 구석에 자리잡아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따뜻한 음료와 디저트도 맛있었고요. 여기서 점례는 많은 분들의 예쁨을 받아 저희도 점례도 익선동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워 저희는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다시 해지는 익선동을 한 바퀴 더 돌며 잠깐의 산책을 즐기고 돌아왔어요.

익선동은 천천히, 느리게 시간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된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가 아닌가 해요. 더욱이 소중한 반려견과 함께 천천히 걸어보기에도 정말 좋은 곳이 아닐까 생각돼 여러분께 소개해드려요.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 반려견과 꼭 함께 다녀오시길 바래요.

저는 다음 주에도 반려견을 위한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또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점례친구 '은쌤' 이은주씨.©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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