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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스쿨] '핏불테리어 문제견' 교육받고 달라졌어요
[펫스쿨] '핏불테리어 문제견' 교육받고 달라졌어요
  •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승인 2018.03.1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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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불테리어는 동물보호법상 외출시 반드시 입마개를 해야 하는 맹견에 속한다. 해당 사진은 교육장소라 입마개를 잠시 뺐다. 사진 한준우 교수 제공. ©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호주 이민생활중 보호소에서 핏불테리어 혼종견을 입양했어요. 이름은 시아고 나이는 5~7살로 추정돼요. 아무 문제행동이 없다고 관계자가 권유해서 입양했는데 자꾸 다른 개만 보면 짖고 달려들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최근 한 보호자는 필자에게 이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시아는 입양된지 얼마 안돼 남의 개한테 달려드는 문제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시아의 보호자는 보호소 관계자에게 요청해 해결방법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나이가 많아 교정이 어려우니 키우기 힘들면 다시 데려오라'는 성의없는 대답만 들었다고 했다.

몇 번의 버림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보호자는 어떻게든 시아를 포기하지 않고 키워보고자 했다. 그리고 한국에 장기간 있어야 하는 상황이 돼 시아를 데리고 귀국을 하게 됐는데 시아의 문제행동은 개뿐 아니라 오토바이를 봐도 짖고 달려드는 등 점점 심해졌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시아의 보호자는 필자를 찾았다. 핏불테리어의 경우 본능적으로 싸움을 하는 투견이다. 다른 개를 보는 순간 달려들어 무는 행동을 한다. 그리고 상대가 숨이 멈출 때까지 물고 놓지 않는다. 이러한 유전적 습성만 모아서 투견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견종이 핏불테리어다.

이 견종은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해 달려들기 전에 짖는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아는 달려들기 전부터 큰소리를 짖고 있었다. 다른 핏불테리어들은 크게 짖는 행동을 하면 상대가 겁을 먹어서 도망을 가거나 그 자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를 물어 죽이려고 한다면 짖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데 시아는 그렇지 않았다.

보통 개들이 짖는 것은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하는 행동들이 많다. 보호자에게 놀자고 할 때, 상대가 다가오는 것을 알릴 때, 상대가 다른 곳으로 가줬으면 할 때 등이다. 이러한 개들의 행동특성을 봤을 때 시아의 행동은 거칠어 보이지만 상대를 물어 죽이기 위해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다면 시아의 행동은 왜 점점 거칠어진 것일까? 행동분석학에서 행동이 커지는 이유는 강화가 된 것이고, 강화는 좋아하는 것이 발생됐거나 싫어하는 것이 사라졌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 시아의 짖고 달려드는 행동을 강화한 것이 무엇인가만 찾으면 문제의 해결이 쉬워진다.

시아의 경우 다른 개가 나타나면서 원인제공을 했고 이를 보고 짖고 달려드는 행동을 했다. 이때 보호자가 시아의 줄을 당겨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을 반복한 결과였다. 여기서 보면 시아가 좋아하는 것은 보호자가 자기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는 것이고, 싫어하는 것은 자신이 짖음으로 인해 다른 개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시아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다른 개와 보호자를 시아의 눈앞에 등장시키고, 시아가 짖고 달려들면 보호자와 다른 개가 함께 사라지는 교육방법을 사용했다. 즉 원인과 결과를 정반대로 시연하며 시아에게 이해할 때까지 같은 행동을 했다. 10회 정도를 반복하자 시아는 보호자의 의도를 알아냈고 더이상 크게 짖지 않는 반려견으로 바뀌었다.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교수, 딩고코리아 대표(클리커페어트레이닝)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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