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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사가 잡고 수의사는 수술"…봉사도 손발 척척[최기자의 동행]
"훈련사가 잡고 수의사는 수술"…봉사도 손발 척척[최기자의 동행]
  • (경주=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승인 2023.03.06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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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의대-국경없는 수의사회 봉사활동
한스케어스쿨협동조합 동물들 중성화 진행


(경주=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저 포메라니안은 작아서 귀엽지만 처음 보는 사람은 무니까 만지지 마세요."

"진돗개 혹시 물 먹였나요? 토할 수 있느니 수술 전에 음식물 주면 안 돼요."

훈련사는 행동 특성을 공유하며 개들을 붙잡았다. 수의사는 수술 시 주의사항을 고지했다.

이들은 그렇게 각자 전문성을 발휘하며 봉사활동 현장에서 손발을 척척 맞췄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해마루동물병원 남예림 수의사가 리트리버 검진을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지난 5일 경북 경주시 서라벌대학교 내 반려견 교육보호시설 한스케어스쿨협동조합(이하 한스케어스쿨).

한스케어스쿨은 2016년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사람과 동물이 어울려 사는 세상을 꿈꾼다'는 것을 목표로 반려동물 훈련과 미용 실습, 위탁시설 운영 등을 하고 있다.

이곳의 대표인 한국일 서라벌대학 교수는 해병대 군견병을 거쳐 1988년부터 삽살개를 15년 넘게 연구한 인사다.

한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유기견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며 "이후 서라벌대학 내에서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를 하면서 대경대학교 훈련사들과 함께 유기견을 사회화 훈련해 입양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에서 훈련사가 입양동물 사진을 보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인형 서울대학교 교수와 김재영 국경없는 수의사회 회장이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교육시설을 보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한스케어스쿨 교육시설에 입소된 개들은 현재 200여 마리. 한 운동장에 중대형견들이 모인 모습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훈련사들이 개들을 합사하기 전 기질을 평가하고 교육한 영향이 컸다.

동물보호단체에서 구조해 사회적 관심을 받은 개들도 이곳에 있었다. 이 개들을 최소한의 사료 구입비용만 받고 위탁관리해 주기도 한다.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활동하다 보니 이곳의 수입은 많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심 끝에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사단법인을 신청,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았다고 한 교수가 전했다.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에 우리와 사료를 기부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지도교수 이인형)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대표 김재영)는 30여 마리 개들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 김 대표와 이 교수는 교육시설을 방문해 우리와 ANF 사료도 기부했다.

이번 봉사는 서울대 신경준 수의사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그는 "진돗개를 비롯한 중대형견들이 열악한 환경에 처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며 "꾸준히 관리가 가능한 보호소(쉼터) 추천을 받아 봉사를 오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대 수의대와 국경없는 수의사회 뿐 아니라 여러 수의사단체들이 주말마다 사설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수의사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들도 많아서다.

그런데 일부 보호소는 수의사들이 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관리가 안 돼 문제가 되기도 한다. 새로운 개체가 들어와 또 다시 자체 번식을 하고 개체 수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설 보호소에는 공동주택에서 키우기 어려운 중대형견이 많아 입양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수의사들도 동물을 수집하듯 데려오는 애니멀 호더가 아닌 책임감을 갖고 개체 관리를 하는 보호소를 갈 수밖에 없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곳은 개체 관리가 잘 돼 있는 만큼 수의사들은 개들마다 특성을 잘 알고 있는 훈련사와 함께 기본 신체검사를 했다. 수의사들과 서울대·경상대·경북대 수의대생 30여 명은 마취팀과 수술팀 등으로 나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훈련사와 수의사, 미용사는 말이 통하지 않는 개(강아지), 고양이를 다뤄야 하는 직업 특성상 동물들에게 많이 물리게 된다. 사람이 일을 하고 먹고 살아야 동물복지도 가능하지만 "동물을 돈벌이로 본다" "전문가가 개 하나도 못 다룬다" 등의 비난에 직면할 때면 자괴감을 느끼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단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5일 경북 경주시 한스케어스쿨 경주개 동경이 보전연구소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인형 교수는 미래의 수의사가 될 수의대생들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 윤리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했다. 의료폐기물은 안전한 처리를 위해 학교로 되가져갔다.

이 교수는 "주말에 쉬지 않고 나오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의도로 온 것이기 때문에 행복감을 느낀다"며 "학생들이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생명 존중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봉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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