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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가 동물병원 해야지, 왜 사업 하냐고요?…이유는"[펫피플]
"수의사가 동물병원 해야지, 왜 사업 하냐고요?…이유는"[펫피플]
  •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승인 2023.04.0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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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대표원장 인터뷰
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대표원장(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20년 경력의 반려동물 임상 수의사. 반려견 슬개골(무릎뼈) 전문 진료로 유명한 수의사가 있다. 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대표원장이다.

그는 4년 전 반려동물 종합 기업 '메디코펫'을 설립했다. 동물병원에서 조용히 진료와 수술만 하던 임상 수의사가 사업을 선언하자 주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특히 동료 수의사들로부터 '임상 수의사가 돈벌이를 한다'며 비난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반려동물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임상 수의사가 만든 제품이라 더 믿음이 간다'는 입소문이 커졌다. 비난하던 수의사들도 차츰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윤병국 원장은 5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임상과 사업을 병행하는 수의사로서 조언하고 싶은 점은 다른 수의사들도 시각을 넓혀 동물업계를 선도하는 전문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제품은 전문가가 만들 수 있다' '회사도 수익구조가 생겨야 수익금으로 기부도 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대표원장(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슬개골 아픈 반려견 키우며 식습관 관리 필요성 느껴"

2002년부터 임상을 시작한 윤 원장에게 언제부터 사업을 구상하게 됐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슬개골 건강이 좋지 않았다. 슬개골 진료를 하다보니 건강유지를 위해서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식습관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좋은 것을 먹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여러 회사들에게 자문을 하다 2017년 직접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임상을 하는 수의사가 제품을 만들면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과대광고를 하기 어렵다"며 "진짜 필요한 원료를 넣은 제품을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이 기업에 자문하면서 검증된 원료만 갖고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다 선보인 것이 반려동물 관절영양제(영양보조제) '닥터조인트'다.

그는 "반려견 슬개골 수술을 하다보니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대로 만들고 유통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메디코펫을 만들어 데일리 덴탈바(데덴바) 라인업과 청담닥터스랩 기능성 사료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코펫을 설립한지 어느덧 4년이 됐다. 전국에 대리점도 생겼다. 유통망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축을 했다. 2년 전부터 가시적인 성과도 나기 시작했다.

그는 "기존 거래처도 있었고 대외 활동과 소외계층 및 동물보호소 봉사활동 등을 통해 쌓은 인맥이 사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동물병원에서 임상만 하다보면 자칫 시야가 좁아질 수 있는데 사람들하고 계속 소통하면서 식견을 넓혔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브랜딩을 하려면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다행히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많아 협업이 잘 됐다. 진정성 있게 얘기해야 툭 터놓고 도와줄 수 있는데 그런 분들을 많이 만난 것도 행운"이라고 웃었다.

메디코펫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대표원장 ⓒ 뉴스1 최서윤 기자


◇"좋은 사회적 기업돼 기부하고 해외 제품 수출 계획도"

그는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주변에 좋지 않았던 시선은 '가격 정책의 표준화'로 불식시켰다.

윤 원장은 "똑같은 제품을 어디는 싸게 팔고 어디는 비싸게 팔면 최종 소비자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시장 가격이 무너지지 않게 해야 제조사나 판매사도, 소비자도 윈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소신을 갖고 제품을 만들면서 최근엔 대기업에서 메디코펫과 협업하기 위해 역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윤 원장은 "메디코펫에서 PB(자체브랜드) 제품을 30개나 생산하고 있다"며 "귀세정제, 치약 등을 만들었고 올해 약용 샴푸와 같이 건강을 위한 제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믿을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다보니 동원펫푸드와 함께 '메디코펫 데일리스틱'도 만들었고 고양이 습식도 만들 예정"이라며 "유한건강생활과도 협업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메디코펫을 사회적 기업으로 정착시키고 제품의 해외 수출도 생각하고 있다.

윤 원장은 "메디코펫이 롱런해서 좋은 사회적 기업으로 남고 싶다"며 "브랜드는 건강한 이미지, 반려동물에게 좋은 회사, 깨끗한 회사, 병원이 있으니까 건강을 우선 생각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강아지, 고양이 관련 의약외품 10가지 정도를 출시할 것"이라며 "약용 샴푸나 보습, 영양제 포함해서 동남아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메디코펫을 '수의계의 CNP차앤박' 같은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메디코펫을 성장시켜 업계 대표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며 "청담우리동물병원에서 만든 회사고 브랜드니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수의료복지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해피펫]

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대표원장(동물병원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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