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발견(犬)] 올무에 목이 감긴 채 떠돌던 '장군이'

2019-06-22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지난 1월 서울에 있는 팅커벨입양센터로 가던 중 반대편 차로에 얼핏 보기에도 피부병이 심한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주인이 없는 떠돌이 개로 보였다.

한 달에 한두 번씩 마주치던 그 개에게 황 대표는 '장군'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하지만 항상 반대 차로에 있던 장군이를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약 5개월이 지난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서울로 가던 황 대표는 바로 앞 도로 갓길에 장군이가 힘없이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차를 세우고 간식을 들고 달려갔지만 인기척에 놀란 장군이는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도로를 달려 어느 식당 입구의 작은 다리 위로 몸을 피했다.

혹시라도 또 도망갈까봐 멀찌감치 선 황 대표는 장군이에게 간식을 던져줬다. 장군이는 몹시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순간 눈에 띈 것은 장군이의 목을 둘러싸고 있는 올무. 아마도 누군가 장군이를 잡아 개고기로 넘기려고 했던 것처럼 보였다. 치료해주지 않을 경우 올무가 계속 장군이의 목을 파고들어 점점 더 고통스러워할 것이 뻔했다.

황 대표는 일단 경계하는 장군이를 두고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그날 밤 집으로 돌아와 마당에 개집을 설치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는 습식사료를 그릇에 담아서 놔두었다. 도로에서 30미터쯤 들어와야 하는 곳이라 과연 장군이가 먹으러 올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일단 개의 후각을 믿어보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그릇부터 확인하니 누군가 사료를 먹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CCTV를 확인해보니 장군이었다.

그렇게 4일 동안 장군이가 장소에 익숙해지도록 했고, 5일째 되는 날 드디어 설치해 놓은 포획 틀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장군이를 잡을 수 있었다.

건강 검진 결과 장군이는 피부병이 매우 심해 치료가 필요했다. 다행히 심장사상충에는 감염돼 있지 않았다. 황 대표는 장군이의 목에 감싸고 있던 올무를 끊어주고, 예쁜 목줄을 새로 선물했다.

집으로 데려온 장군이를 돌보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지금 장군이의 피부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코끼리 가죽같은 피부엔 조금씩 새살이 돋고, 푸석푸석했던 모질도 다시 윤기가 나기 시작했다. 까맣게 변색됐던 네 발에는 황금빛 털이 돋았다.

포획 당시 황 대표를 피해 다니던 장군이는 이젠 부르면 오고, 간식을 주면 얌전하게 받아먹는다고.

황 대표는 "장군이는 산책을 많이 시켜줄 수 있는 가족과 안전한 울타리가 설치된 마당 있는 집으로 입양 갔으면 좋겠다"며 "다른 개가 있는 집보단 외동으로 가는 것이 장군이에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먹을 것도 없는 외롭고 힘든 길거리에서 떠돌이 생활을 했던 장군이가 이제 한 가족의 온전한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Δ이름: 장군
Δ성별: 수컷(중성화 예정)
Δ나이: 2살 추정
Δ체중: 23㎏
Δ품종: 믹스견
Δ문의: 팅커벨프로젝트

◇'가족의 발견' 코너는 반려동물 사료기업 힐스펫뉴트리션코리아가 응원합니다. 힐스코리아는 가족을 만난 반려동물들의 행복한 새출발을 위해서 사료 등을 선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