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서울대공원 동물원(원장 노정래)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매각 동물에 대해 재매입 불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동물보호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7일 동물보호단체 '케어(공동대표 박소연·전채은)'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공원 동물원측은 식용으로 도축농장에 팔린 사슴과 흑염소 등을 재매입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앞서 '동물을 위한 행동(대표 전채은)'과 '케어'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지난달 19일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전시동물들이 도축농장으로 반출되는 현장을 포착했다.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전시동물들은 다마사슴 암컷 6마리, 물사슴 암컷 2마리, 잡종 사슴 암컷 7마리, 에조사슴 수컷 2마리, 꽃사슴 암컷 1마리와 수컷 3마리, 붉은 사슴 암컷 3마리 등 사슴 24마리와 새끼 흑염소 19마리 등 총 43마리였다.
이에 대해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동물들의 개체 수 조절를 이유로 잉여 개체들을 정상적인 공개입찰과정을 통해 매각했으며 도축농장인지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매각된 동물들이 도축용으로 팔린다는 것을 동물원측에서 알면서도 묵인해 왔다고 주장하며 사슴 등을 재매입해 보호할 것을 요청해왔다.
이번 사건과 관련, 야생동물 보호기관인 주체크캐나다(Zoocheck Canada)의 설립자이자 생물학자인 로브 레이들로(Rob Laidlaw)는 "책임 있는 동물원이라면 공매 형식을 통해 동물을 넘기는 행위를 하선 안되며, 적극적인 중성화수술을 통해 개체수가 불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관계자는 "매각된 동물에 대한 재매입 여부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린 게 아니다. 하지만 이미 매각된 동물들에 대해 재매입을 결정하기에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면서 "여러 사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금번 동물 매각은 번식으로 인해 사육공간이 부족하여 적정 마리수를 사육 및 전시하기 위한 조치인데, 다시 동물을 재매입할 경우 사육공간 부족 등으로 동물복지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서울대공원 동물원측 입장에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들의 재매입을 위해서 직접 나서기로 했다.
케어측은 수천만원의 재매입 비용 마련을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박소연 케어 대표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측은 최초 낙찰가보다 두배나 되는 재매입 비용을 마련할 수 없다며 동물들을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농장으로 이동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흑염소 6마리가 이미 폐사하는 등 도축농장에 팔려간 동물들의 구조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우리가 늘 이런 식으로 동물들을 매입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안은 동물원 동물들의 복지를 위한 시민행동이라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고 중요하다"며 "시민들이 돈을 주고 매입한 동물들을 서울대공원 동물원측이 어떻게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시동물 매각 사건이후 동물들의 사육시설을 비롯해 수의학적 관리 방법 등 전반적인 기준을 포함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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