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전시동물 매각 처분과 관련, 해외의 저명한 동물보호단체들이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9일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위한 행동(대표 전채은)'에 따르면 영국 야생동물보호단체 본프리재단(Born Free Foundation)의 전문가 크리스 드래퍼(Chris Draper)는 최근 이메일 서신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보내왔다.
크리스 드래퍼는 "평판이 좋은 동물원이라면 동물을 공매로 처리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전문성을 갖춘 대부분의 동물원에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동물원이 동물들을 이런 식으로 파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동물원은 일단 번식시킨 동물에 대해 평생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앞으로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동물을 교환하거나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줄 때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 동시에 '잉여'동물이 태어나지 않도록 번식을 제한하는 시스템도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공원 동물원과 같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동물원이 그토록 불쾌하고 비윤리적인 일에 연루되어 대단히 놀랐다"면서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하루빨리 동물의 처리에 관해 윤리적인 방침을 마련하는 한편, 동물들의 번식에 대한 감독을 항상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야생동물 보호기관인 주체크캐나다(Zoocheck Canada)의 설립자이자 생물학자인 로브 레이들로(Rob Laidlaw)가 서울대공원 동물원 전시동물 처분 사태에 대한 우려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책임감 있는 동물원은 내보내는 동물들에게 적합한 새집을 찾아주거나 도축장이나 실험실, 오락산업이나 애완산업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동물보호단체들은 지난달 19일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전시동물들이 도축농장으로 반출되는 현장을 포착했다.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전시동물들은 다마사슴 암컷 6마리, 물사슴 암컷 2마리, 잡종 사슴 암컷 7마리, 에조사슴 수컷 2마리, 꽃사슴 암컷 1마리와 수컷 3마리, 붉은 사슴 암컷 3마리 등 사슴 24마리와 새끼 흑염소 19마리 등 총 43마리였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측은 동물들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잉여 개체들을 입찰을 통해 정상적으로 매각했다고 해명했으나, 매각된 동물들이 도축농장에 팔린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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